지리적 고립에 구호품 투입 등 어려워…이재민 수백명 항공기로 이송

미국 알래스카에서 태풍 할롱으로 피해를 본 해안 지역 주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항공 구조 작전이 펼쳐졌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태풍 할롱이 알래스카 저지대 킵눅과 크위길링녹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며 인명 피해와 주택 유실 등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최소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러미 자이덱 알래스카 주 비상관리국 대변인은 "이들 마을 주민 1천여명 이상이 주 정부에 대피를 요청했다"며 "대피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추가 대피소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피해 지역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들에는 약 1천500명이 몰려들었다. 인구 밀도가 낮고 항공기나 선박으로만 접근 가능한 이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인원이다.

그러나 지리적 고립과 피해 규모는 구호물자 투입을 어렵게 했다. 또 피해 지역과 가까운 알래스카 남서부 도시 베델의 대피소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이재민 약 300명은 항공기를 이용해 피해 지역에서 동쪽으로 약 805㎞ 떨어진 앵커리지로 이송됐다. 이들은 약 400명을 수용하는 알래스카 항공센터로 옮겨졌다.

이번 이재민 수송은 알래스카 역사에서 손꼽을만한 대규모 공중 수송 작전 중 하나라고 주 정부 당국은 밝혔다.

태풍 피해가 컸던 킵눅과 크위길링녹 지역 수위는 정상 만조선보다 약 1.8m 높아졌다. 기록적인 수위 상승으로 일부 주택이 물에 휩쓸려 나갔다.

피해 주택 중 일부는 긴급 보수를 하더라도 재입주가 불가능하거나 겨울까지 거주가 어려울 수 있다고 비상 관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알래스카 주 비상관리국의 마크 로버츠 현장 지휘관은 "현재 최우선 과제는 주민들이 안전하고 따뜻하게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각 기관과 협력해 필수 서비스 복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태풍 피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소규모 원주민 마을에 재난 대응 능력 강화를 지원하던 보조금을 삭감한 조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AP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