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감자니까 공짜로 가져가세요"
'무료 나눔' 가짜 영상 속아
수백명 몰려들어 아수라장
농부 "자발적 반환 기대해"
폴란드에서 한 농부가 감자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거짓 소문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정성스레 일군 감자 150t이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VICE, Nowiny24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에는 폴란드 포드카르파치 지역의 피오트르라는 이름의 농부가 감자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피오트르의 밭에서 촬영 중이던 한 남성이 "농부가 팔 수 없는 감자 150t을 버렸다"며 "아무나 공짜로 가져가라고 했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수확과 저장을 마친 감자의 구매자를 찾을 수 없자, 농부가 주민들이 직접 이를 가져가길 바라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 영상이 올라오자 수백 명의 사람이 자루, 양동이, 심지어 농장 트레일러까지 끌고 피오트르의 감자밭으로 달려갔다. 이 중에는 최대 60t의 감자를 실어간 이도 있었다.
그러나 릫감자를 무료로 나눠준다릮는 이 영상 내용은 거짓이었다.
마침 가족 모임 참석차 농장을 비웠던 피오트르는 자신의 밭에서 낯선 사람들이 감자를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농장으로 돌아온 피오트르는 이미 초토화된 밭에서 감자 조각만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68세인데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봤다"며 "공포 영화에서 막 튀어나온 악몽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남자는 사람들을 보고 흥분해서 가방 두 개 분량의 감자를 가져갔다며 내게 사과했다"며 "수십 t을 가져간 사람들도 있더라"고 했다.
이후 폴란드 현지에는 거짓 영상으로 피해를 본 농부의 이야기가 급속히 퍼졌다. 네티즌들은 이 사건을 릫감자 골드 러시릮라며 풍자한 한편, 대낮에 대규모 도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의 영상은 현재 삭제됐다.
25년간 농사를 지었다는 피오트르는 아직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자발적인 반환을 기다리고 있다는 그는 "소란 피우고 싶지 않다"며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평화롭게 해결하고 싶지만, 반응이 없다면 이후엔 나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여러 주민이 자신에게 연락해 도난당한 감자를 돌려주거나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