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 스타트업 지원 '제2의 저커버그 배출 경쟁'열기 후끈…대학생 연간 40만명 창업 공부


[이·슈·진·단]

MIT, 프린스턴 등 명문대학들 창업 지원 단지 조성

관련 프로그램만 5000여개…아이디어 현실화 지원


 보스턴 MIT대 캠퍼스엔 '예비 창업자들의 요람'이라 불리는 마틴 트러스트 기업가정신센터가 있다. 격의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상징하듯 칸막이 없이 확 트인 이곳에서 학생들은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서로의 사업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열띤 토론도 벌인다. 동문이 만든 기업 4만개, 매년 졸업생이 새로 창업하는 기업 수 900개라는 기록을 보유한 MIT는 스탠퍼드대와 1~2위를 다투는 미국 내 '스타트업 사관학교'로 꼽힌다.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급속히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대학들이 제2의 마크 저커버그를 배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린스턴대는 작년 11월 1만 스퀘어피트(약 280여평) 규모의 '기업가 단지'를 개설했다. 창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기존 기업가센터를 6배 이상 확대했다. 또 매년 여름마다 예비 창업자들이 신생 기업에서 실제 사업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코넬·펜실베이니아·UC버클리·예일·컬럼비아·뉴욕주립대 등도 이와 비슷한 대규모 창업 지원 단지를 조성하고,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비교적 보수적인 학풍의 하버드 역시 2011년 기업가육성센터를 열어 작년 12월까지 75개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미국 기업가 정신 육성 재단인 유잉 매리온 카우프만재단에 따르면 1985년 미 전역 대학에 250여개에 불과했던 창업 지원 교육 프로그램은 2013년 5000여개로 증가했다. 현재 연간 40만명의 학생이 대학에서 창업 관련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미국 대학이 이렇게 창업 교육에 열의를 쏟는 이유는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작년 8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수백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텍사스주 라이스대학교의 데이비드 리브론 총장은 "요즘 대학생 중 상당수가 '나는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가 있어. 그걸 현실화시키겠어'라는 꿈을 갖고 진학한다. 대학은 그런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그들을 이끌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스타트업(start-up)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기업을 뜻하는 용어. 인터넷 관련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창업 열풍이 일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나온 말이다. 보통 고위험·고성장·고수익 가능성을 지닌 기술·인터넷 기반 회사를 지칭한다. 벤처 기업과 혼용돼 쓰이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에서 벤처와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