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민권자·영주권자 등 외국인 소유 아파트 3만6000가구 육박…서울 강남 3구에 집중 

 미국 부동산 경기 주춤, 한국은 훈풍 투자 관심 높아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6600가구 중 30% 미주 출신"

 미주 한인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비롯한 외국인이 한국내에 소유한 아파트가 3만6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투자 등을 위해 아파트를 사들인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소유한 한인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체 4분의 3이 서울시와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분포했고 강남3구 등 고가 아파트에 집중돼 있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한국내 부동산 훈풍의 영향으로 아파트 등 부동산에 대한 미주한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12일 한국 국토교통부가 건축물대장에서 추출한 외국인 소유 공동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외국인이 소유한 공동주택은 전국 3만5990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시가 1만4324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기 1만96가구 △인천 2472가구 △부산 2361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 30.9%가 집중돼 있었다. 강남구 외국인 보유 공동주택이 1976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1394가구 △용산구 1202가구 △송파구 1053가구 △마포구 982가구 △서대문구 791가구 순이었다.

 외국인들은 재개발·재건축이 사업단계를 밟고 있는 아파트 단지나 강남권 고가 아파트도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한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 부동산 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미주 한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부동산투자도 함께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에는 투자를 위한 외국인들의 아파트 매매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아파트를 소유했던 미국 체류 조합원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주소지가 미국으로 표기돼 있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에 살고 있는 영주권자를 포함하면 수치는 크게 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가격이 비싼 지역일수록 한국 국적을 유지한 채 외국에 살고 있는 이들의 비중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업속도가 빨라진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11월 9510가구의 대규모 분양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의 조합원 6600가구 가운데 30% 가량이 미국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담동에서 부동산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아파트가 고가다보니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미국 영주권을 가진 이들이 많다"라며 "세컨 하우스나 투자를 위해 집을 사놓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