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진짜 온다'→'무조건 온다'
 

[이·슈·진·단]

최첨단 기상관측 장비 보유 美 기상청 '오보 연속' 창피

한달내내 '여름날씨' 이상기온…되레 '가장 더웠던 2월'

이번 주말부터 강우 예보, 주민들 "이번엔 믿어도 돼?"
 

 최첨단 기상관측 장비를 보유한 미국 국립 기상청도 대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2월 LA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에 엘니뇨 현상에 따른 강력한 폭풍우가 덮칠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LA 지역의 2월 평균 기온은 1954년에 수립된 최고 기온보다 화씨 2도 가량 높았다고 LA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앞서 기상청은 1월 5일 기상예보를 통해 "태평양 해상에 형성된 2∼3개의 엘니뇨 폭풍이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운반되듯 잇따라 캘리포니아 남부를 덮쳐 3인치(33㎝) 이상의 비를 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엘니뇨 폭풍은 1회성 집중호우 형태가 아니라 꾸준하고 끈질기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하면서 산사태와 대규모 토사 유출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비구름대가 강한 고기압에 막혀 정체돼있지만, 비구름대가 남부로 이동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2월 초 엘니뇨 폭우를 장담했다.

 하지만, 2월 초부터 남가주에서는 엘니뇨 폭우 대신에 때아닌 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기상청이 "2월부터 남가주에 본격적인 엘니뇨 폭우가 시작된다"고 했던 예측과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LA 지역에서는 1월 중 사흘간 비가 온 반면, 대부분의 비는 북가주에 집중됐다. 이 때문에 엘니뇨가 남가주에서는 끝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기상전문가들은 '섣부른 결론'이라고 일축했다. LA타임스는 지난달 9일 '엘니뇨, LA를 버렸나'라는 기사에서 기상학자들을 인용해 LA 지역의 이상기온은 고기압 세력이 너무 강한 탓이라고 보도했다.

 한술 더떠 당시 우주항공국(나사)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기후학자는 "늦춰지긴 했지만, 본격적인 엘니뇨가 시작될 것"이라며 2월 말∼3월 초 평년 이상의 강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이 예보도 '오보'로 판명됐다. 남가주 지역의 2월 하순에 화씨 70∼80도에 해당하는 고온 현상이 열흘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기상청은 주말인 5일 밤부터 남가주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1주일 내내 강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온도 급격히 떨어져 화씨 60도 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과연 이번엔 믿을 수 있을까?

캘리포니아 올해도 '물 부족' 비상

적설량 미달 5년째 가뭄
 

 캘리포니아 주가 우기인 겨울철(12∼2월)에 이상 고온이 이어지면서 5년째 물 부족 현상을 겪을 전망이다. 주 수자원국은 1일 "주 전역의 적설량이 예년 평균치의 83%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강력한 절수 정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수자원국이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설치한 125개 자동 적설량 센서를 분석한 결과 산맥 북부의 적설량은 예년 평균치의 89%, 중부는 85%, 남부는 75%로 각각 집계됐다. 

 수자원국은 향후 비나 눈이 내리지 않으면 더위가 본격화되는 5월부터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벌써 LA 인근 라카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절수를 위해 이날부터 열흘간 집 밖 잔디밭 물 뿌리기를 하지 말라는 통지문을 보내는 등 지자체별로 절수대책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