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임기 마지막해 불구 지지율 쑥쑥…여소야대 불구 사라진 '레임덕'

야당 지도부와 적극 소통, 수시로 대국민 메시지 우호 여론 주도 

호감도 대선 후보들 보다 크게 앞서, "끝까지 권력 누수 없을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데도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아니라 '마이티 덕(mighty duck·강한 오리)'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4.13 총선후 지지율이 곤두박질하고 있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는 크게 대조된다.

▶공화당과 전천후 접촉

 최근 미국 성인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신 한 호감도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53%로 대선 경선 후보 5명보다 호감도가 훨씬 높았다. 양당의 선두주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40%,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26%에 불과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9일 발표한 오바마 대통령의 업무지지도는 50%로 지난해 12월(44%)보다 6%포인트 올랐다. 임기 만료를 코앞에 두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인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 2014년 11월 한국 총선에 해당하는 중간선거 결과 야당인 공화당이 상하 양원의 다수를 차지해 여소야대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오바마는 여소야대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기에 지지율이 고공행진할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야(對野) 소통이다. 오바마는 스스로 "나는 수줍음이 많은(shy) 성격"이라고 말한다. '골프광'이지만 정치인과는 거의 골프를 치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하면 전화 통화와 개별 면담, 식사 등을 통해 기꺼이 야당 지도부와 접촉한다.

 가장 자주 접촉하는 야당 인사는 정적(政敵)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다.'다스베이더'(영화 스타워즈의 악역)라는 별명을 가진 냉혹한 승부사다. 그런 그에게 오바마는 수시로 "당신 지역구(켄터키 주)에서 유명한 버번위스키 한잔하자"고 제안한다. 

▶일만 생기면 '기자회견 소통'

 지난달 1일에는 매코널과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공화당) 등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점심을 먹으면서 당시 공석인 연방 대법관(현재 메릭 갈런드 지명) 문제를 논의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는 갈런드 대법관 지명 후 인준청문회 개최를 위해 공화당 상원의원 10여 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2월 2일에는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매코널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스테이크를 썰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의회비준 문제를 협의했다. 

 오바마는 수시로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우호적 여론을 만들어낸다. 매주 일요일 주례연설은 기본이고 일만 생기면 기자회견을 열고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브리핑에 나선다. 의례적인 기자회견이 아니라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면서 치열하게 토론을 한다. 국내 정치 외교 안보 대통령의 주변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주제에 제한이 없다. 이 모든 장면은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미 전역에 생중계된다.

 13일에는 백악관 인근 버지니아 랭글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등과 '이슬람국가(IS)'격퇴 전략을 논의한 뒤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대국민 브리핑을 했다. 한국으로 치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방문 후 현장에서 바로 기자회견을 한 셈이다. 결국 소통이다. "현 상황이라면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