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89세 노령 불구 카트 끌고 다니며 생계 유지
외동딸 사망이후 살림돕던 부인마저 병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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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던 생면부지 男, 인터넷 모금운동 시작
3천불 목표…며칠만에 무려 15만불 모아져 

 
 지난 8일 시카고 근교 소도시 리틀 빌리지 인근 도로에서 차를 타고 가던 조엘 세르반테스는 차창 밖으로 아이스크림 카트를 끌고가는 한 노인을 목격했다. 구부정한 허리에 이미 오래전에 은퇴해야 했을 노인이 힘들게 카트를 끌고가는 애처로운 모습은 그를 차에서 내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힘에 부치는 카트를 밀며 한발 한발 움직이는 노인을 사진에 담았다.

 아이스크림 카트의 주인공은 89세난 피덴치오 산체스라는 이름의 할아버지. 세르반테스는 일단 1개에 2달러 50센트에 파는 아이스크림 20개를 사고 50달러를 건넨 후 노인에세 사연을 물었다.

 한때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는 그는 지난 7월 하나 뿐인 외동딸을 잃고 시름에 빠졌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오는 것일까. 엎친데덮친겪으로 아이스크림을 팔며 살림을 도왔던 부인 마저 건강이 나빠져 병석에 눕고 말았다. 결국 산체스 할아버지는 힘든 몸을 이끌고 다시 생계를 잇기 위해 거리를 나서야 했다. 아이스크림이 안 팔릴 때는 하루에 겨우 10달러도 못 버는 날도 있었지만 산체스 할아버지는 쉴 수가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르반테스는 일생 처음으로 만난 산체스 할아버지의 꾸부정한 허리와 아이스크림 카트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나는 이 분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찍은 산체스 할아버지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얼마지나지 않아 그의 글과 사진에 무려 400명이 몰려 공감을 표시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그의 친구는 내친 김에 'GoFundMe'를 통해 모금 캠페인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당초 모금 목표는 3천달러.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12일까지 미 전국에서 7000명 이상이 도네이션하겠다고 돈을 보내왔으며 무려 15만 달러가 모아졌다.  

 그저 산체스 할아버지 부부를 조금이라도 돕고싶다는 큰 기대없이 나섰던 세르반테스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이번 주내로 모아진 돈을 산체스 할아버지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그들 부부가 이제는 정말 은퇴하고 남은 생을 좀 편하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