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사회에 한국 전통가구의 은은한 향기와 기품이 퍼져나가고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다운타운 방향으로 8번가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옛 전통 가구를 만드는 '한국 전통 공예가구'(Korean Traditional Furniture Village·대표 정구군)에 당도하게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공방과 쇼룸을 겸하고 있는 이곳에는 벌목부터 건조까지 수많은 세월을 거치고 목재가 된 나무들, 그리고 정구군 대표가 현재 제작 중인 가구들이 보인다. 53년, 반백년의 세월을 전통가구 외길 인생을 걸어온 정 대표는 익숙한 손길로 목재를 정교하고 부드럽게 다듬어간다. 전통가구는 판에 홈을 파고, 거기에 또 다른 판이나 다리를 끼우는 짜맞춤 가구다. 못이나 나사가 없어 안전하되 견고하다. 망치질 한 번에 뚝딱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선은 섬세하면서도 단단하다.

 정구군 대표는 "우리의 전통가구는 서양 가구와는 다르게 못을 사용하지 않는 짜맞춤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며 "일일이 짜 맞춰 만들기 때문에 몇 대가 물려 써도 무리가 없고, 공간 활용 시 유동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어느 공간에나 물흐르듯 잘 어울리는 것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보기에 좋고 견고한 만큼 만드는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 대표의 손길이 닿는다. 가장 인기가 많은 원목 식탁의 경우 제작에 보름께가 소요된다.

 전통가구의 또다른 매력은 '옻칠'에 있다. 천연 옻나무 수액을 여러번 칠한 가구는 그 색깔이 은은하고 기품이 흐른다. 또 방수·방습·방충 효과가 뛰어나고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곳, 한국 전통 공예가구에서 만날 수 있는 가구는 나뭇결을 살린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디자인부터 장식으로 멋을 낸 화려한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원목 테이블, 원목 식탁과 의자, 평상의자 등이 대표적이며 커스터마이징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중간 마진 없이 생산자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에 최고 품질의 전통 가구를 구입 가능하다. 오픈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정구군 대표는
 송강 정철의 후예로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14살에 '가구쟁이'가 됐다. 당시에는 천대받던 직업이었지만, 고가구 제작에 크게 매료돼 자부심을 갖고 꿋꿋이 일했다. 계통에서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열정으로 한국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바 있다. 이후 2008년 이민길에 올라 LA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국의 멋을 품은 정 대표의 작품들은 미주 한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문의: (213)393-6969
▶주소: 1535 W. 8th St., LA CA 9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