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처장·학장 '정유라 얘기' 시점 달라…의원들 "거짓말 마라"
"특혜·부당압력 없어" 부인에도 교육부 감사관 "특혜사실 이미 확인"
"이대 떠나야" 비판 속출…최경희 "이화는 저의 모든것이지만 심각하게 고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정현 서혜림 기자 =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의 15일 4차 청문회에서는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대입 특혜 의혹을 두고 증인들 사이에서도 진술이 갈리는 등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또 이대 측 증인들은 "부당한 특혜나 압력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지만 교육부 감사 담당자들은 "이미 특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여야 위원들은 이대 측 증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집중 질타를 쏟아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체육대학 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이 정씨의 지원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합격을 시키라는 지시나 압력이 있었는지에 질의가 집중됐다.

남궁 전 처장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질의에 "당시 김 전 학장이 승마 유망주와 아시안게임 얘기를 하면서 정윤회 씨의 딸이 우리 학교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넌지시 말했다"며 "그 후 제가 인터넷으로 정윤회씨의 딸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해 알아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전 총장에게 이를 보고했더니 뭐라고 하던가"라는 안 의원의 질의에 "첫 마디가 정유라씨가 누구냐고 묻더라"라고 했다.

그러나 김 전 학장은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기억된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학장이 지시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저는 입학전형이 진행되던 지난 2015년 9월23일에야 정유라 이름이 보도에 나온다고 해서 알았다. 입학처에 갔더니 (그래서 남궁 전 입학처장을 만났더니) 20일부터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더라. 저는 김종 전 차관은 알았지만 정유라의 이름은 맹세코 몰랐다"라고 했다.

그러나 남궁 전 처장은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 질의에 "당시 9월15일에 원서가 마감됐고 제가 총장께 보고가 들어간 게 9월 22일이다. 그 사이에 김 전 학장을 뵌거다"라며 "9월23일에는 다른 행사 때문에 다르게 만난 것으로 안다"고 김 전 학장의 진술을 정면 부인했다.

정씨의 면접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이 있었는지도 논란이 됐다.

남궁 전 처장은 "면접관들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행동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이화여대 감사를 맡았던 김태현 과장은 "(남궁 전 처장) 본인은 그렇게 주장을 하지만, 면접위원이 5명이었는데 그들은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김 전 학장이 정씨의 학점관리를 청탁했느냐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도 "김 전 학장은 부인하지만, 나머지 교수들께서는 그렇게 지시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최 전 총장이 정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김관복 청와대 교육비서관을 만났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 전 총장은 "올해 7월 중순 쯤 김 비서관을 만난 것은 맞다. 그는 제가 과거 청와대 비서관(2006~2008년)으로 근무할 때 선임행정관이어서 2년에 한번씩 비서관실 식구들끼리 만난다"면서도 "단순한 안부를 물었다"며 의혹은 부인했다.

"둘이 만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최 전 총장은 "저는 원래 남자를 둘이 만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여야 위원들은 최 전 총장 등 이대 측 증인들을 향해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증인들에게 "이대를 떠나라. 도의적 책임을 져라"라고 촉구했다.

이에 최 전 총장은 "이때까지 이화가 저의 모든 것이었다. 의원님 말씀은 심각하게 고민해보겠다"고 했고, 김 전 학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100%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도 "이화여대 분들에게 제보가 쏟아진다. 남궁 전 처장은 수업시간에 본인이 기회주의자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남궁 전 처장이 "수업시간에 제 (이념적) 색깔을 폭넓게 보이기 위해 스스로 표현한 적이 있다"고 하자 하 의원은 "학생들은 청탁이 없어도 알아서 권력에 충성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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