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으로 불붙은 성희롱'미투'일파만파

[뉴스진단]

금호아시아나 게시판 박삼구 회장 성희롱 폭로글 쇄도
'너는 나 안 안아주냐'등…아시아나 측"사실무근 많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금호아시아나 게시판에는 박 회장과 관련한 글이 100건 이상 올라와 왔다.

박 회장은 매달 한 번씩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당일 비행을 앞둔 승무원을 격려하고 있는데, 이 방문행사가 '강제적'인 데다 '성희롱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이 시간에 맞춰 본사 1층 로비에 커다란 원 모양으로 둘러서서 대기하다가 박 회장이 들어서면 손뼉을 치며 맞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달 한 번씩 아시아나 항공 본사에 박삼구 회장이 오는데 때마다 수많은 승무원이 도열해 있다가 옆에 가서 팔짱 끼고 아부한다. 여자 많은 부서만 돌면서 각 팀 여자들이 아양 떨고, 그중 데면데면한 직원 있으면 (박 회장이) '너는 나 안 안아주냐'며 강제추행한다” (아시아나직원 A씨)

"미투, 미투해도 아시아나만큼 대놓고 회장이 행동하는 곳은 없을걸.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아시아나 본사로 오면 북괴 돼지(김정은) 하는 것보다 더한 걸 볼 수 있다"(아시아나직원 B씨)
"박 회장 인천공항에 오는 날은 사전에 카운터에서 뛰쳐나갈 여직원, 꽃다발 전해줄 여직원, 사진 찍을 때 팔짱 낄 여직원 등 동선 따라 예행연습도 몇 번씩 한다. 100% 제 눈으로 본 실화"(아시아나 직원 C씨)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다른 직원은 댓글을 통해 "아시아나뿐만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일 년에 한 번 등산 행사를 하면서 박 회장의 팔짱을 끼고 손잡는 일을 하고 있다. 젊은 여자들의 기(氣)를 받으러 온다고 말했다'는 소문도 있다"라고 고발했다.

"'승무원들이 박 회장이 가려고 하면 '가지 말라'고, '가려면 밟고 가시라'고 하라고 시키는데 단체로 정말 역겨웠다" (계열사 직원 D씨).

"산행할 때는 손 잡고 올라가고, 마치고 내려오면 춤추고 노래 부르고 (북한의)기쁨조 같다"(계열사 에어부산 직원 E씨)

박 회장이 매년 초 여직원들만 모아 세배를 받는 것도 논란이 됐다.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여승무원들 몇 명 추려서 신년에 한복 입고 세배한다. 기쁨조가 맞는다"는 글을 남겼다. 회사 내부에서 '여직원 세배'에 대한 논란이 일자 박 회장은 지난해부터 남자 직원에게도 세배를 받기 시작했다.

한 아시아나 승무원은 "10여년 전부터 계속 문제를 제기했지만 누구 하나 들어주거나 중요하게 다뤄주는 곳이 없었다"며 "서지현 검사의 미투 운동으로 이제야 이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관계자는 "익명을 가장해서 잘못 전해진 사실무근의 내용들이 많다"면서 "회장님이 직원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새벽에 격려방문하는 것으로 승무원들도 강제로 선발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회장이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