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 진상규명법·가축분뇨법·새만금 특별법 등도 가결
맹견 외출시 목줄-입마개 등 안전장치 의무화 법안도 처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고상민 한지훈 기자 =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핵심으로 한 5·18 특별법 등이 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법안들은 상정해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25~27일)을 전후로 극한 대립을 이어간 여야가 긴급 현안질의 실시와 본회의 처리 안건에 전격 합의하면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국회는 먼저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개정안은 재석 194명 가운데 찬성 151표, 반대 11표, 기권 32표로 통과됐다.

여야는 다만 산업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 규모별로 근로시간 단축의 시행 시기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50∼299인 사업장과 5∼49인 사업장은 각각 2020년 1월 1일, 2021년 7월 1일부터 법을 적용한다.

30인 미만의 사업장에 대해선 2022년 12월 31일까지 노사 간 합의에 따라 특별연장근로 8시간이 추가 허용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휴일근무수당 지급과 관련해서는 노동계가 요구해 온 중복할증을 적용하지 않고 현행의 기준을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8시간 이내의 휴일근무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50%를, 8시간을 넘는 휴일근무에 대해선 200%의 수당을 받게 된다.

대신 공무원·공공기관 직원들에게만 적용되던 법정 공휴일 유급휴무 제도를 민간 부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5·18 특별법'도 재석 202명 가운데 찬성 158표, 반대 15표, 기권 29표로 가결됐다.

이 법은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진상조사위는 구성(9명)을 마친 날부터 2년간 진상규명 활동을 한다. 다만 기간 내에 활동을 끝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국회는 또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안'(의문사 진상규명법)도 의결했다.

이 법안은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가 1948년 11월 30일부터 발생한 사망 또는 사고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분뇨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가축분뇨법은 축사에 분뇨 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무허가' 축사로 규정해 폐쇄 명령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개정안은 이 법의 시행을 단계적으로 유예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회는 전북 지역의 최대 관심법안 중 하나로 꼽히는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역시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새만금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새만금 개발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맹견 소유자에게 외출 시 목줄,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도록 한 동물보호법 일부 개정안과 인천시 '남구'의 명칭을 '미추홀구'로 바꾸는 명칭 변경 법안도 통과됐다.

이날 의결된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개정안은 국가가 수립해야 하는 직업교육훈련 기본계획에 직업교육 훈련생의 인권 보호, 안전 보장에 관련한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아울러 학습교재 유통과정에서의 횡령 의혹과 관련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출판유통구조의 감사원 감사요구안'과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관련 감사원 감사요구안'도 통과시켰다.

김성곤 전 의원을 신임 국회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안도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