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소득차이가 기대·건강수명 좌우…소득 상위 20%, 하위보다 3~11년 기대수명 더 길어


건강수명 불평등은 더 심각…고흥군 최대 21년차이
서울시 기대·건강수명 각각 83.3세, 69.7세로 최고

한국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나 소득 상위 20% 계층이 하위 20% 계층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원 철원군의 소득수준 간 기대수명 격차는 11.4년, 전남 고흥군의 건강수명 격차는 21.2년에 달했다. 서울은 5.9세로 차이가 덜했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는 26일 이런 내용이 담긴 '17개 광역시도 및 252개 시군구별 건강불평등 현황'을 발표했다. 이는 2010∼ 2015년 건강보험공단 자료 2억9천500만건과 154만명의 사망자료, 2008∼201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다.

전국 252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소득 격차가 어떻게 '수명 불평등'으로 연결되는지를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수명이란 흔히 평균수명으로 불리며 '올해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몇 살까지 살 것인지'를 보여준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 중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하는 기간을 뺀 지표다. 말 그대로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수명'을 뜻한다.

기대수명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곳은 강원도 철원군이었다. 고소득층 기대수명은 약 79세로 저소득층 67.6세에 비해 평균 11.4년이나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별로 보면 소득수준별 기대수명 간극은 강원도와 전라남도가 7.6년으로 가장 크게 벌어졌고, 울산시가 4.3년으로 가장 작았다.

남성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 집단의 기대수명이 북한 기대수명보다 낮은 지역도 14곳이나 됐다. 2013년 기준 북한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인 68.7세보다 기대수명이 낮게 나온 것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곳은 평균 83.3세의 서울시였다. 특히 강남구가 84.8세로 가장 높았다. 반대로 전라남도와 강원도는 기대수명이 81세와 80.7세로 낮고 소득수준 간 수명 차이도 컸다.

건강수명 불평등은 기대수명 불평등보다도 더 심각했다. 같은 지역에서 최대 21년까지 차이가 났다. 이 같은 건강수명 격차는 전국 252개 모든 시·군·구에서 예외 없이 확인됐다. '질병 유무'에서도 소득수준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건강수명 불평등이 가장 심한 지역은 전라남도 고흥군이었는데,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건강하게 사는 기간이 무려 21.2년이나 길었다.

광역시도별로는 전라남도에서 건강수명 불평등이 13.1년으로 가장 컸고 인천시가 9.6년으로 가장 작았다. 건강수명 역시 서울시가 평균 69.7세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경상남도(64.3세)와는 5.4세 차이가 났다.

서울 지역에서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초구(74.3세)였고 가장 낮은 지역은 금천구(67.3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