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간 위성사진 판독 결과…9월1일 임시 보관시설 제거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 시험에 이용된 이동식 발사차량 관련 구조물을 완전히 해체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그동안 촬영된 위성사진들을 판독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38노스에 따르면 평양 북동쪽 29㎞ 지점에 있는 평안남도 평성시의 '3월16일 자동차 공장'에 지난해 10월 중순 각종 장비와 재료가 도착했고, 곧이어 독특한 형상의 임시 보관시설이 생겨났다. 이 시설은 지난 8개월 동안 철거됐다 다시 세워지고 해체되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 같은 활동의 정확한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38노스는 추정했다. 이곳에서 화성 15형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차량 작동 시험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후 임시 시설에는 올해 초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가 3월 11일 지붕이 제거됐고 건물 뼈대가 개조됐고 4월 28일 다시 세워졌다. 이어 6월30일에는 새로 개조된 건물의 골격이 캔버스 천(텐트 등에 쓰이는 내구성 강한 방수 천)으로 덮였으며, 8월 8일에는 임시 시설의 지붕이 다시 제거돼 해체 준비가 시작됐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9월 1일에 임시 시설이 제거됐지만, 강화 패드는 여전히 일부 남아있는 상태라고 38노스는 전했다.

38노스는 임시 시설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의 시험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임시 시설이 계단 모양을 하고 있고 강화 패드가 놓인 것은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TEL 또는 MEL)을 들어 올리는 받침대와 분리식 발사대를 시험하는 데 필수적인 특징이라는 게 38노스의 설명이다.

또 임시 시설은 북한 '칼골'(Kal-gol) 미사일 훈련 기지와 '65번 공장'의 영구 건축물의 모습과 기능을 본떴다고 설명했다.

칼골 미사일 훈련기지는 북한에 있는 여러 미사일 기지 중 하나이며 스커드 또는 스커드-ER 급 미사일 여단이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65번 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오래됐고 규모가 큰 군수품 제조 시설의 하나이다.

아울러 3월16일 공장의 임시 시설과 강화 패드는 지난해 화성 15형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사용된 이동식 발사 차량의 준비를 위해 건설됐다고 38노스는 추정했다.

3월16일 공장은 1977년 3월 16일 건설돼 군수용과 민간용 트럭을 생산해왔다. 이 공장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관련한 지원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의심받아오다 지난해 말 이런 활동이 한 차례 확인됐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화성 15형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국가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사거리 1만3천㎞인 이 미사일은 미 본토 전역에 도달 가능하며 그간 발사된 북한의 ICBM급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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