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국제 로맨스 사기' 기승, 나이지리아 남성들 체포…미군 사칭 "친구 하자" 여성들에 접근

일본

결혼 약속에 속아 무려 5억원 뜯긴 피해자도
피해자 주로 40~50대, 그 중 기혼 女가 40%
작년 7개월간 481건 발생…미국 등까지 확산

일본에서 '국제 로맨스 사기'행각으로 여성들의 돈을 뜯어낸 나이지리아 국적 남성들이 체포됐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규수 후쿠오카현 경찰이 나이지리아 국적 남성들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여성을 속여 현금을 빼낸 국제 로맨스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SNS에서 미군을 사칭한 남성이 "사랑한다"며 일본 여성에게 결혼을 약속한 후 돈을 뜯어내는 식인데 무려 5억원 이상을 피해본 여성도 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2년 전부터 일본 여성이 국제 로맨스 사기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국제 로맨스 사기 피해 상담 기관인 엠스텝(M-STEP)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피해를 봤다고 답한 여성은 127명으로, 로맨스 사기 피해는 총 481건이 발생했다. 평균 피해액은 445만7902엔(약 4610만원), 최고 피해액은 5400만엔(약 5억5900만원)이었다. 차지했다.

국제 로맨스 사기 수법은 모두 비슷하다. 미군을 사칭한 남성이 소셜미디어로 일본 여성에게 "친구가 돼주지 않겠냐"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후 남성은 본격적으로 여성을 홀린다. 이들은 "사랑해",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여성에게 계속 보내 마음을 얻는다. 이런 '달콤한 메시지에 넘어간 여성은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서도 남성과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렇게 얼마 정도의 공을 들인 후 여성이 자신을 믿는다 싶으면 본격적으로 돈을 요구한다. 자신이 내전 중에 있는 시리아에 있는데 "총탄 부상 때문에 치료비가 필요하다"라거나 "일본에 여성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꺼내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알린다.

한 피해 여성은 "나도 모르게 내 모든 것을 말해 버렸다"라면서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영어가 부자연스러웠지만 좋아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일본어 번역기를 돌려서 어색하게 말을 걸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기 피해를 당하는 여성은 "일본어로 번역을 할 정도로 나를 진지하게 생각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금까지 국제 로맨스 사기는 국제 송금을 주로 요구했다. 요즘에는 일본 국내에서 은행 계좌 이체를 하는 방법도 많아지고 있다. 엠스텝은 "주범은 국외에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공범이 일본 내에서 은행 계좌 개설과 송금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제 로맨스 사기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5년쯤부터 서구를 중심으로 피해가 늘어 미 연방수사국(FBI)도 주의를 기울였을 정도다. FBI은 2016년 "서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기단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