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수호이로그서 사상 최대 규모 금맥 발견, 국가 전체 금의 4분의 1 매장 추정

1786톤, 760억 달러 규모달해…2020년대 부터 채굴

서방 제재로 쪼들린 정부 살림, 외화사정 호전 기대

러시아가 그야말로 노다지가 터졌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황무지 수호이로그에서 '사상 최대 규모' 금광이 발견된 것이다.

이에따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측의 제재에 시달리던 러시아 정부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개발사에 따르면 이 곳에 매장된 금만 1786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시세로 760억달러(약 85조7128억원)다.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서방의 제재로 가뜩이나 쪼들리고 있는 외화사정이 이번 금맥 발견으로 단번에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광이 발견된 곳은 냉전 직후 반체제 정치범들의 유형지로 쓰였던 지역이다.

이 금광을 발견한 러시아 최대 금 생산 회사인 폴류스는 2018년 광맥 탐사 결과 시베리아 수호이로그 지역서 사상 최대 금맥이 터졌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보안 때문에 정부가 밝히기를 꺼려해왔지만 수호이로그 지역은 발견되지 않은 금 생산지 중 하나로 광산 전문가들사이에선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이었다.

폴류스 측은 금광 개발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폴류스는 러시아에 있는 금의 4분의 1 정도가 수호이로그에 매장돼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금광 발견 소식에 잔뜩 들떠있는 상황. 이 광산에서 금이 생산돼 쏟아져 나올 경우 미국 제재로 위축된 외화사정이 단번에 개선되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이 격화된 2014년 이후 러시아는 중앙은행의 운신 범위를 금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드미트리 툴린 러시아 중앙은행 부행장은 "금 가격이 오르내리긴 하지만, 정치와 법적 영역에서 금의 가치는 100% 보장된다"며 미국 제재상황에서 금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러시아 중앙은행은 2017~2018 회계연도에 1000억달러 규모의 금을 유로, 중국 위안화로 처분한 뒤 긴급한 생필품 수입에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호이로그 지역의 채굴은 2020년대 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폴류스 측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을 필요로 하는 만큼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수익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폴류스 측은 아직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미국 의회가 '블랙리스트'에 연관된 기업들을 제제하는 움직임을 보였을뿐더러, 폴류스의 주식의 대다수는 러시아 재벌 중 하나인 술레이만 케리모프 및 그의 아들 사이드 케리모프가 가지고 있다. 케리모프 일가는 회사 지분의 8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학적ㆍ정치적 문제가 결부돼 있지만 폴류스 측은 향후 35년간 매년 35톤 이상의 금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200억달러(약 22조5,64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의 네 배가량이 회수돼 러시아 정부와 개발 기업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