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에 발 올리고'…중국대회 모독 논란
[생생토픽]
한국 18세 이하 축구 대표팀 우승 세리머니 물의
중국 팬들 "대회 모욕" "예의 배워라" 분노 폭발
선수단·협회 사과 불구, 中 "앞으로 초청 안할것"
한국 18세 이하(U-18) 축구대표팀이 중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도 철없는 행동으로 물의를 빚고 결국 우승 트로피까지 회수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한국 U-18 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 청두에서 열린 2019 판다컵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는 과정에서 한 선수가 트로피에 발을 올린 채 찍은 기념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우승 후 들떠있는 상황에서 자유스러운 포즈를 취하던 중 일어난 일이다.
한국·중국·태국·뉴질랜드 등 4개국이 참가한 국제 친선대회인 판다컵에서 한국은 3전 전승을 거둬 우승했다. 특히 대회 최종전에서 한국은 중국을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시상식 직후 일부 선수의 경솔한 행동이 중국 팬들을 자극했다. 시상식 현장을 촬영한 중국 사진기자는 "한국 선수들이 트로피를 함부로 대했고, 일부 선수는 소변을 보는 동작까지 취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경기장에서 이 장면을 본 다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곧바로 제지에 나섰지만, 이 내용이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대회 자체를 모독당했다" "예의부터 먼저 배우라"는 중국인의 질타가 이어졌다.
중국 내 파문이 커지자 선수 전원과 김정수 감독은 30일 새벽 청두의 숙소 호텔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특히 김 감독은 "이번 일은 완전히 내 잘못"이라며 청두축구협회를 직접 방문하면서까지 다시한번 사과했다. 대한축구협회도 같은 날 중국축구협회와 청두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판다컵 조직위원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심각한 모욕이자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 행위였다. 한국 팀을 다시 초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결국 30일 오후 대회 조직위는 한국 대표팀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회수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30일 "중국 판다컵 조직위원회가 한국 U-18에 수여한 우승 트로피를 박탈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대회에서 3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하고 7골을 내줘 3전 3패 최하위로 마쳤다. 결과와 내용 모두 좋지 않아 중국 축구팬들의 실망이 큰 상황에서 한국 선수들의 상식 밖 행동이 중국을 크게 자극했다. 한국 U-18 대표팀 선수들은 30일 예정됐던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 내에 머물며 자숙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대표팀이 귀국하면 해당 선수의 징계를 논의하겠다. 재발 방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