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4명 이상 총맞는 총기 난사사건 251건…전체 3만3천건 발생 사망장 9천명 육박

[긴급진단]

전 세계적으로백인우월주의 관련 총격 급증
온라인·정치인 토론등 통해 영감 범행 확산
20~30대 백인 남성들 주류 소위 공포심리
다른 인종에 대한 분노 표출 연쇄 모방범죄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지난 주말 31명이 사망한 가운데 올해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하루 평균 한 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BS 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가 전한 비영리단체 '총격 아카이브'의 집계 결과를 보면 올 들어 미국에서 한 번에 4명 이상 총에 맞는 총기 난사는 모두 251건이었다. 올해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전체 총격 사건은 3만3천28건이고, 이로 인해 8천700명이 숨지고 1만7천300여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이가운데 백인 우월주의와 관련된 증오범죄로 인한 총격사건이나 사상자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보면 지난 8년 동안 175명이 백인 민족 우월주의에서 촉발된 증오범죄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4일 분석기사에서 "2011년부터 백인우월주의자 및 극우주의자들이 벌인 총기난사 사건은 총 16건으로, 사망자만 175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를 포함하면 인명 피해는 훨씬 늘어난다.

가디언은 "백인 민족주의자들은 이민자와 혼혈인종을 '침략자'라고 인식하며, 이들이 백인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인식들의 영향으로 곧 백인에 대한 대학살이 벌어질 것이란 음모론에 빠지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에 텍사스 주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범행 전 에잇첸에 인종주의를 옹호하는 성명서를 올렸는데 게시글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찬양하며, 자신의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또 범죄자들 대부분이 이전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범행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등 서로가 범행을 부추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 북미, 호주 등에서 발생한 약 350건의 백인우월주의 테러 공격과 2018년 미국 내 사건에 대한 예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극우 백인우월주의 테러의 범인 3분의 1이 다른 테러범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토안보부 차관보를 지낸 줄리에트 카옘은 워싱턴포스트(WP)에 '더 이상 외로운 늑대는 없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카옘은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그들의 분노를 극대화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는다"며 과거 홀로 내재하고 있던 다른 인종에 대한 분노를 범죄를 통해 표출하는 외로운 늑대와는 다른 형태의 혐오범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옘은 또 이민자 및 혼혈인종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20~30대 백인 남성들이 자신들이 인구구성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란 두려움에 빠져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인들이 수적 열세에 빠지면서 사회 주류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공포감 때문에 '다른'것들에 대한 거부심리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또 이런 백인들의 그릇된 인식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레토릭(화법)으로 인해 더욱 자극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 우월주의를 자극하는 연설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 총기는

세계 인구의 4.4%를 차지하는 미국인들은 전세계에 존재하는 총의 42%를 소유하고 있다. 총기 숫자로만 보면 미국인들은 최소 2억7000만정 이상의 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총기 소유 비율은 총기 사건의 증가로 이어졌다. 2015년 조사에 다르면 1966년부터 2012년까지 약 50년 간 발생한 전세계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3명 중 1명(33%)은 미국인이었다.


앨패소 총격 사망자
2명 늘어 모두 22명

지난 3일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 동부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의 사망자가 모두 22명으로 늘었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부상으로 치료받던 주민 두 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는 20명에서 22명으로 늘어났다. 추가된 사망자 2명 중 한 명은 멕시코 국적자다. 이 사건으로 숨진 멕시코 국적자도 8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