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가난으로 신음…가족들은 엄청난 富 호위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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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사망 짐바브웨 독재자 무가베 유산 공개
9백만불 짜리 맨션과 축구장 445개규모 대형 농장

외화계좌 120억…41세 연하 아내 130만불짜리 반지
6세 이하 아동 90% 영양결핍, 하루 19시간씩 정전

▣ 막내아들의 말

"한 나라를 통치하는 아빠를 두면 손목에 6만불짜리 시계 찰 수있다"

지도자를 잘 못 만난 나라는 불행하다. 특히 자신과 가족의 탐욕 때문에 국가와 국민을 가난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대통령은 지금 이 세상에 없더라도 손가락질을 면할 수가 없다.
짐바브웨를 거의 40년간 장기 집권하다 올해 9월 95세로 사망한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의 유산이 10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내 별명 '구찌 그레이스'

3일 짐바브웨 매체 '짐바브웨 헤럴드'에 따르면 무가베의 딸 보나는 지난 10월 21일 고등법원에 짐바브웨 내 무가베 재산 목록을 신고했다.
이번에 공개된 목록에 오른 하라레 맨션의 가치는 900만달러가 넘는다. '파란 지붕'이라고 알려진 이 맨션은 방만 25개 있는데, 경호를 위한 수백만달러짜리 레이더 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외신들은 무가베 소유 추정 자산이 더 있다고 전했다. 남아공·홍콩·말레이시아·싱가포르·두바이에 있는 수백만달러 규모 해외 부동산, 짐바브웨와 아프리카 일대에 있는 축구장 445개 규모의 대형 농장, 스위스와 바하마 등에 둔 비밀 계좌 속 예금, 스코틀랜드에 있는 성, 총격을 막을 수 있는 주문 제작된 벤츠와 롤스로이스 차량 등이다.
무가베 재산의 법적 상속인은 그의 아내와 자녀 4명인데, 이들은 사치벽으로 악명이 높다. 사치품을 좋아해 '구찌 그레이스'란 별명을 갖고 있는 무가베의 41세 연하 아내 그레이스는 2017년 13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샀다가 취소해 '돈세탁'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장남 고레라자는 2017년 9월 500만달러어치 롤스로이스 2대를 수입했고, 막내아들 벨라미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손목시계에 샴페인을 붓는 사진과 함께 '한 나라를 통치하는 아빠를 두면 손목에 6만달러를 찰 수 있다'고 올려 구설에 올랐다. 무가베 가족은 2015년 무가베의 생일파티 때 생일상에 코끼리·버펄로·사자 고기 등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짐바브웨 국민은 무가베가 재임 기간 축적한 재산과 부패 등을 생각할 때 이번에 공개된 재산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무가베의 유언장을 아직 찾지 못했다. 짐바브웨 법률상 유언장이 발견되지 않으면 유가족이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 빼돌린 재산도 엄청날 듯

무가베는 1980년부터 37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했고 부인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2017년 11월 군부 쿠데타와 의회의 탄핵 절차에 직면한 뒤 사임했다.
짐바브웨 정부는 무가베가 물러난 뒤에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했으며 무가베는 올해 4월부터 싱가포르에서 치료를 받다가 9월에 95세로 숨졌다.
무가베는 집권 기간 백인 소유의 토지 몰수를 비롯한 정책 실패, 만연한 부패 등으로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무가베는 매년 초호화 생일잔치를 벌였고 그의 부인 그레이스는 명품 구매 등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면서 빈축을 샀다. 무가베의 막대한 유산은 짐바브웨 국민의 고달픈 현실과 대비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3일 짐바브웨 국민 중 절반인 700여만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가베에 이어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이 짐바브웨를 2년 동안 통치했지만, 경제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짐바브웨 경제는 물가 급등과 높은 실업률, 외화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고 전기와 물의 공급, 의료 등 공공서비스가 크게 악화했다. 짐바브웨에서는 하루에 최대 19시간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무가베와 그의 가족들이 호화 생활을 즐기는 동안 짐바브웨 국민은 빈곤으로 신음했다. 6세 이하 아동 90%가 영양결핍이며,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무가베는 하늘에서 국민들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