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김정은의 대미 도발에 복잡한 시선…"강경 대응" vs "협상 여지"

집중분석

"거짓된 고요 끝나, 더 심각한 국면 맞아"
"트럼프의 정치 상황 계산 관망" 시각도

북한이 새해 첫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할 것"이라며 대미 도발을 예고한 데 대해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시선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다시 죽음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며 북한이 더 힘을 키우기 전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김 위원장이 모라토리엄(핵무기·장거리미사일 시험 중단) 종식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시각을 보인 전문가도 많았다.

미국 내 대표적인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탯 선임연구원은 1일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북한의 트럼프 낚시질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글에서 "거짓된 고요는 끝났으며 다시 시작된 북핵 위기가 이번에는 더 심각한 국면을 맞았을 뿐"이라며 "김정은은 미국과 죽음의 댄스를 금방 재시작했다"고 평했다.

에버스탯 연구원은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한미상호방위조약 종결과 한국에서의 미국의 병력과 미사일 철수를 의미하며 북한 정권은 여전히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다량으로 소유하길 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이 이런 악몽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김정은 정권의 힘이 더 커지기 전 이 정권을 두드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의 핵 협박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을 지키려면 '지금' 대응해야 하며 이때 해외에서 북한의 살상력을 줄이고 김 위원장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공격적이면서도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함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이런 '공격적이면서도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위한 여러가지가 준비된 상황이라며 지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이 주장한 '최대압박 2.0'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의 자산 압류·동결을 끝까지 추구해야 하고, 아울러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 강화와 미사일 배치 등 외교와 억지 수단을 활용해 북한의 살상력을 더 줄여나가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종식한다거나 외교를 끝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대신 앞으로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한의 핵무기 개발 능력 확대가 달려있다고 말한 점에 비춰볼 때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관망하는 접근법'을 택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런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을 계산하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추했다. 미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의 진 H. 리 전 AP통신 평양지국장은 "김정은이 자신의 도박에 대한 잠재적 손실을 회피하려고 한다"면서 "김정은은 향후 핵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적으로 도전하지는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미국을 도발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