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제거'여론조사 '찬성 43% vs 반대 38%'…지지층 결집 긍정 효과

뉴스진단

민주당 비판 불구 장기적으론 재선 유리
이라크 침공 때도 공화 부시 재선에 성공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폭살(爆殺)하면서 미국의 대(對)이란 정책이 11월 미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야당 민주당을 중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역설적으로 보수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강도는 그가 이란 문화유적지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6일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대통령에게 '우리는 이란 사람들의 문화와 전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화·종교 유적지는 합법적 공격 목표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백악관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6일 CNN 등에 따르면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화유적을 겨냥하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이란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기적으로 득이 될 것이란 분석도 끊이지 않는다. 3∼5일 허프포스트-유고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가 "솔레이마니 제거 결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38%였다. 특히 공화당 지지자 중 84%는 솔레이마니 제거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 중 71%는 반대표를 던져 정파에 따라 이번 사안을 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림을 보여줬다.

집권 공화당은 과거에도 외부 적과의 싸움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3년 3월 당시 CNN 보도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 대한 지지 응답은 찬성 71%에 달했다. 이라크전으로 미국은 국내외의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부시 대통령은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야당 민주당은 다음 달 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를 뽑는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한다. 선두권 후보들은 일제히 이란 관련 이슈 몰이에 나섰다. 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강경 진보 성향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비판적이다. 그는 2002년 10월 의회의 이라크전 결의안 표결 당시에도 반대표를 던졌다. 중도층 지지자가 많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상원 외교위 등에서 몸담았던 경험 및 해외 인사들과의 인맥을 강조하고 있다.

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서
56명 압사, 200명 부상


7일 이란 남동부 케르만 주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군중이 몰리면서 최소 56명이 압사하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 장례식을 중단하고 안장식 일정을 연기한다"라고 발표했다. 당초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이슬람 관습에 따라 7일 해가 지기 전에 안장될 예정이었다.
이날 사고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관을 실은 차량으로 접근하려는 추모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