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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여론조사 수위·화려한 경력에도 아이오와 중간개표 4위 졸전
선거전 험로 예고…선거캠프측 "3차 경선부터는 힘 나올 것" 주장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일 실시된 당내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말 그대로 참패했다. 작년 5월 출마 선언 후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1위를 지켜왔다는 평판이 무색할 정도로 추락했다.

그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소 2위에는 오를 것이라는 결과와 달리 4위로 추락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차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도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에게 밀리는 여론조사가 많아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초반 경선지 2곳에서 참패할 경우 '대세론'자체가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릴 수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화려한 정치 이력과 대중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서 경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며 주목을 받아 왔다. 또 출마 선언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주자들과 상당한 격차로 1위를 유지해 '대세론'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력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러스트벨트 등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거나 박빙 경합을 벌이는 등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현재까지 개표 결과로는 아이오와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데 처절할 정도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감한 '진보적 공약'을 내건 샌더스 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과 달리 중도적 정책으로 중도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지만, 진보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오와주는 바이든을 철저히 외면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는 그동안 모든 후보가 총력전을 펼치다시피 한 아이오와 경선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2016년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3차 경선 때까지 샌더스 후보와 힘든 경쟁을 벌이다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5차 '슈퍼 화요일'을 거치면서 대세론을 형성한 것처럼 바이든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거칠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아이오와 결과는 유력주자의 성적표라고 보기에는 처참한 수준이어서 향후 경선전에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더욱이 바이든과 비슷한 중도 이미지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앞으로 선거전에서 특단의 반전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매우 힘든 수렁으로 빨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