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곳 중 10곳 휩쓸며 샌더스에 압승…민주당 선두 대선 후보로 완전 부활

뉴스분석/미국 민주당 경선

反샌더스 중도층 결집 효과…흑인 유권자 몰표
대의원 수 453명 vs 382명, 최종 승리 예측불허

바이든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의 '수퍼 화요일'경선 대결에서 버지니아·텍사스 등 미국 동·남부를 휩쓸며 10개 주에서 승리했다. 1·2차 경선지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각각 4위와 5위로 참패해 몰락하는 듯했던 그가 미 대선 레이스의 분수령이 되는 수퍼 화요일에 화려하게 선두 주자로 재기한 것이다. 그동안 1위를 달렸던 자칭 '사회주의자'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버몬트 외에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등 4개 주를 얻는 데 그쳤다.

바이든은 "우리는 살아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것이며 하원에 이어 상원도 다시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CNN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런 결과를 예측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의 승리는 수퍼 화요일 직전 중도 진영 후보였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잇따라 경선 포기를 선언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해 '반(反)샌더스 전선'을 결성한 것이 상승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실제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에서 50% 안팎의 유권자들이 최근 며칠 사이에 후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바이든이 승리한 아칸소·매사추세츠·미네소타·오클라호마·테네시주는 그가 선거 유세 한번 가지 않은 곳이다.

바이든의 승리는 중도 연합전선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에게 흑인 유권자들이 각 주에서 60%안팎의 몰표를 던지면서 바이든 승리의 든든한 받침대가 됐다.

그러나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민주당은 각 주별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배분하고, 이 대의원들이 마지막에 당 후보를 선출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바이든은 주별 승패를 기준으론 대승을 거뒀지만 버지니아(대의원 99명)와 앨라배마(52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근소한 차로 이겨 대의원 확보에선 샌더스와 큰 차이를 내지 못했다. 반면 샌더스는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415명)에서 약 10%포인트 차로 승리해 막상막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오전 8시 현재 대의원 확보 수는 바이든이 453명, 샌더스가 382명이다.

샌더스는 바이든을 겨냥해 "과거와 같이 낡은 정치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자와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정치"라고 말했다.

이번엔 바이든과 샌더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면서 누가 승리할지를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CNN은 " 승부를 확정짓는 (대의원 과반인) 1991명의 대의원 확보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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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경선 포기
"바이든 지지하겠다"

마이클 블룸버그 후보가 4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하차하겠다고 선언하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후보는 3일 '수퍼 화요일'경선을 치른 14개 주에서 한 곳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에 5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쏟아 부으며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찾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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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워런도 낙마할듯
선거유세 장고 돌입

3위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수퍼화요일' 부진 이후 선거운동 여부를 계속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워런 상원의원의 중도하차가 현실화할 경우 이에 맞서는 진보진영 후보가 사실상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단일화, '바이든 대 샌더스' 2파전으로 경선 구도가 조기에 선명하게 압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