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인 방문자들 2주 자가격리 없이 일상 복귀…타인 배려없는 행동 눈쌀
[생·각·뉴·스]

LA도착한 다음날 학교 수업 참석한 유학생
"겨우 1주일간 호텔에만 있었다"는 사업가
========================================
2주동안 가까이 사는 가족과도 일체안만나
"딱히 증세는 없지만 주위에 피해 주면 안돼"

남가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LA카운티 첫 확진자가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여성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인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LA거주자가 아닌 이 60대 여성은 한국에 장기 체류한 후 LA에 왔다가 확진판정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이와관련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일부 LA 한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2주 동안의 자가격리를 하지 않은채교회 예배 등에 참석하는 등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욱 예민해진 한인 사회는 우려와 함께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코로나 에티켓'
#한인타운에 사는 유학생 김모(22)씨는 최근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한국에 나간 김씨는 보름동안 대구를 포함한 여러 도시를 다녔다. 문제는 LA에 돌아오고 나서다. 김씨는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지 않고 귀국 바로 다음날 아침 자신이 재학중인대학교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김씨의 한국 방문 사실을 알고 있던 일부 학생들은 혼비백산하며 수업 중간에 교실을 뛰쳐 나가고, 학교측에 김씨의 자가격리를 요구하며 항의했다.

이후 학교 측은 김씨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경우 2주동안 자가 격리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공문을 내보냈다.

김씨의 같은 반 학생들은 "아무리 본인이 감염이 되지 않았다고 확신해도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전혀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예민하고 또 확산을 막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무책임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무역업을 하는 이모(55)씨는 업무차 1주간 한국을 다녀온뒤 곧바로 회사에 복귀했다. 이에 일부 직원이 "회사에 나오지 말고 집에서 며칠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한국에 머문 것이 1주일밖에 안되고 거의 서울 강남의 호텔에만 있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큰소리쳤다. 결국 자가격리가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이씨와 말다툼 하던 한 직원은 "그렇다면 내가 회사에 안나오겠다"며 휴가계를 내고 귀가했다.

▶저런 '코로나 에티켓'
#이모(31)씨는 보름동안 한국을 방문하고 최근 LA에 돌아왔다. 이씨는 회사측에 "재택근무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집에서 2주간 자가격리 시간을 가졌다. 이씨는 이 기간에 주위 지인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가까운 거리에 사는 가족들과의 만남도 마다했다. 특히 집에만 있었던 이씨는 일부 식재료가 필요해지자 지인에게 "물건을 사다가 우리 집 앞에 놓고 가달라. 돈은 나중에 주겠다"고 부탁하고 유일한 외출 이었던 '집앞에 쓰레기를 버릴 때'는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착용했다. 이씨는 "딱히 이상 증세가 있지는 않았지만 혹시 남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씨는 별 증세 없이 지난주부터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부에나팍에 사는 김모(60)씨는 얼마전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친구 윤모(61)씨가 한달이 넘도록 연락이 없어 궁금하기만 했다. 기다리다가 결국 전화를 했더니 이미 LA에 돌아왔으며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돌아온지 열흘이 넘도록 교회도 안가고 거의 집에서 소일했으며 필요한 업무는 전화로 해결했다고 귀뜸했다. 두 사람은 지난 주말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