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최다 확진자 보유국, 점점 옥죄어 오는 공포

미증유의 재난…국가부터 가정까지 존립 위협

‘나보다 너, 너보다 우리’ 지혜로운 리더 절실

"그 옛날 어렸을 때 사랑하는 가족을 몹쓸 전염병으로 떠나 보냈다"며 눈물을 훔치던 조부모님 이야기.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있을 법한 일인 줄만 알았다.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19의 확산은 전 세계인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고, 백신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그 공포감은 극에 달한다.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을 점점 옥죄어 오는 이 사태를 지혜롭게 이끌어 줄 리더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미국은 이탈리아와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를 최다 보유한 1위 국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초기 대응으로 미국을 궁지에 빠트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역대급 경기 부양책으로 피해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확진자, 사망자 수 때문에 집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리더십이다.

#그나마 게리 뉴섬 가주 주지사와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나름 발빠르게 움직였다.
주민들의 자택 대피 긴급 명령을 내리고 불필요한 비즈니스 영업을 즉각 중단시켰다. 그들의 메시지는 한가지 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만이 우리 모두의 살길” 이라는 것이었다. 대다수 주민들은 두 사람의 지시에 따랐다. 그들을 믿은 것이다.
그래서 리더십이다.

#한인타운도 불똥이 떨어졌다. 감염에 대한 불안감 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직장을 잃고, 비즈니스 문을 닫고…그야말로 멘붕에 빠진 한인들은 실업 수당이나, SBA 융자 신청을 누구에게, 어디에다 도움을 청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때 LA한인회(회장 로라 전)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핫라인을 설치하고, 신청 과정을 도와주고, 한국말로 된 비디오를 만들고. 자신들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한사람이라도 더 돕기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한인회가 없었다면 누가 그 일을 대신했을까. 커뮤니티의 대표 단체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한인회 때문에 우리는 든든하다.그래서 리더십이다.

#교회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공포에 떨고 실의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내는 영혼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목회자도 자신의 가족과 생계를 염려해야 하고, 온라인 예배로 급감한 교회의 헌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어둠속의 낭떠러지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갈급한 심령들은 누굴 의지해야 하는가.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이겨나갑시다”라는 메시지와 축복 기도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될지. 아내는 졸지에 가게 문을 닫고, 남편은 10년 넘게 일한 직장에서 해고돼 절망에 빠져있는데 담임 목사로부터 위로 전화 한 통화 못받고 있는 그 심정, 모태 신앙마저 흔들린다.
그래서 리더십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비즈니스 업주들도 일개 업소의 주인이 아닌 ‘리더’다. 가게나 사무실 문을 닫은 본인들도 걱정이 앞서겠지만 그동안 자신을 믿고 열심히 일해준 직원들을 내팽게칠 수만은 없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아무 것도 할 수없다’고 포기하는 대신 ‘어떻게 하든 같이 살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가 필요한 때다.
그래서 리더십이다.

#그러나 모든게 다 무너진다해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곳은 가정이다.
갑작스런 실직과 영업중단 으로 집에 들어앉은 가장들. 앞 날이 막막하다. 그렇지 않아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내와 자녀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정신을 가다듬기가쉽지 않다. 마치 중병에 걸린 사람처럼 입맛도 없고 한숨만 나온다. 옆에서 위로의 말을 건네도 들리지 않는다. 죽고만 싶다.
그러나 돌려 생각해보자.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서도 아직 우리는 괜찮지 않은가. 건강한 나와 내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자.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되새겨 보자. 나약해질대로 나약해진 가족을 보듬고 이끌어 줄 사람은 다름아닌 집안의 대들보, '가장'이다. 처음 당해보는 일이지만 쓰러질 수 없다. 우리가 누군가. 그 험한 온갖 역경을 꿋꿋하게 헤쳐오지 않았는가. 그 중심에 가장이 있다.
그래서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