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 발표에 "3상도 안마치고 고작 38명 시험" 우려

러시아

美 "최초가 중요한게 아냐" 안전성 의심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등록했다고 밝힌 러시아 당국의 발표로 전세계가 시끄럽다. 주요국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효능과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측은 이같은 의문제기는 다른 나라들의 경쟁심 때문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자신의 두 딸중 한명도 이 백신을 접종할 정도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1957년 개발한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의 이름을 따서 '스푸트니크 V'라는 이름을 붙인 이 백신은 3상 임상 시험을 마치지 않은 상태다. 백신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 시험은 보통 수만 명에 대해 수개월 동안 실시한다. 더욱이 이번 러시아 백신의 임상시험 대상자는 38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백신은 발열·통증·부기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했고, 노년층이나 어린이, 기저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이뤄지지 않았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은 현재 백신 후보 6개가 3상 단계에 들어갔다"며 3상 시험을 거치지 않은 러시아 백신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났다. 그는 "최초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효능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도 "3상 임상 시험 결과 없이 백신 개발이 완료됐다고 하는 것은 나쁘게 보자면 조작을 한 것"이라고 했다. 오히드 야쿱 영국 서식스대 과학정책연구단 박사는 "맹물보다 별로 나을 게 없는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연구에 엄청난 신뢰를 갖고 있다"며 "러시아의 백신이 도착하면 내가 첫 시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 측과 접촉해 백신에 대한 적격성 심사 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