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대면 수업' 중단, '온라인 수업' 장기화

LA교육구 올해 말까지 집에서 컴퓨터 수업
집콕 아이들 공부 흥미잃고 유튜브·게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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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체류 한국행 문의 급증, 아예 역이민도
"중요한 시긴데 '이러자니, 저러자니' 고민"

LA통합교육구가 올해까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접한 윤모씨(45·LA)는 지난주 각각 9살, 11살, 12살난 세 자녀들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갔다. 대면수업이 불가피해지자 아이들 교육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윤씨는 "학습 효율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학부모들 때문에 실제로 한 반에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5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 처럼 선생님이 아이들을 직접 챙기지 못해 집중력이 저하되고 이로인해 학습 이해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2주 격리 불편도 마다
윤씨 아이들이 방과 후 다니던 힙합댄스와 발레학원 역시 온라인으로 전환됐지만 아이들이 직접 가서 배우는 것보다 흥미를 느끼지 못해 이마저도 그만둬야 했다.
그는 "한국에 재외동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다"며 "이 기회에 아이들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올해 말까지는 한국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킬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국 입국시 2주간 격리돼야 하는 불편함도 윤씨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및 방과후 활동이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아이들 교육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자녀 교육을 위해 한국행을 택하는 한인 학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역이민을 하는 케이스까지 나오고 있다.

▶"교육 방향 못잡아"
10살, 16살 난 두 딸을 둔 김모씨(49·세리토스)는 이달 말 한국으로 역이민을 결심했다.
코로나19로 등교 수업 중단이 장기화되자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미국에서 제대로 된 아이들 교육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의 딸들은 지난 3월부터 학원도 다니지 않고 있다. 또 감염 불안에 과외는 커녕 외출도 못하는 '집콕' 신세다.
김씨는 "아이들은 하루종일 유튜브나 보고 밤새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며 "앞으로 장기전이 될 코로나19 사태에 집에서 제대로 학습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는 오는 2022년 대학입학을 앞둔 큰 딸에 대해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SAT를 준비해야하는지, ACT를 준비해야 하는지 정확한 지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딸에게 교육 방향을 어떻게 잡아줘야 할지 몰라서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그는 "한국에서 SAT와 GPA, 에세이 및 추천서만 있으면 대학 진학에는 큰 무리가 없고 일부 대학에선 미국 시민권자에게 주는 특혜도 있어 일단 한국에 가기로 했다"며 "작은 딸이 다닐 사립 외국인 학교의 경우 학비가 연간 4만달러에 달하지만 지금으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美 코로나 확산 심각 탓도
이와 관련 이승우 이민법 변호사는 "3월 이후로 한국에서의 장기 체류에 관한 한인들의 문의가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가족의 건강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한국행을 택하고 실제로 장기 체류나 역이민을 고려하는 한인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 무작정 한국행을 결심하는 것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한국행을 고려중인 이모씨는 “자녀의 교육이걱정되긴 하지만 어렸을 때 미국와서 자란 아이를 갑자기 한국으로 데려가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또 영어권의 아들이 한국의 수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나서 아이가 부모의 선택에 대해 뭐라고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