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고 지급한 美 2조달러 재난지원금

69% 저축·대출상환에

미국 정부가 올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2600억달러가 넘는 현금을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했지만 정작 뚜렷한 소비 진작 효과는 보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급받은 현금의 약 60%는 저축하거나 대출을 상환하는 데 사용됐기 때문이다.

6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 시카고대 베커프리드만연구소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올 상반기 미국인들에게 지급된 현금의 약 40%만 실제 소비로 이어졌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앞서 미 행정부와 의회는 지난 3월 2조2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킨 뒤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섰다. 미국인은 성인 기준 인당 최대 1200달러를 받았다. 미성년자에게도 인당 500달러가 주어졌다. 자녀가 2명인 4인 가족에게는 3400달러가 지원됐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실제 소비로 이어진 금액이 4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식음료 및 내구재 구매, 의료지출 등을 합한 규모다. 나머지 31%는 대출 상환에 쓰였고, 27%는 저축에 투입됐다.

경기부양 패키지의 첫 번째 목표가 소비진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과 쇼핑, 외식, 등 소비활동 전반이 멈춰선 상황에서 마땅한 소비처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