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최신호 블랙 표지 공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7개월 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를 기록하며 최신호 표지를 검게 칠했다. '미국의 실패'를 비판하겠다는 의도다.

11일(현지시간) 타임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1일 발간될 최신호 표지를 공개했다. 표지에는 지난 2월29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을 때부터 9월8일까지 193일 동안 매일 사망자 수를 적시했다.

중앙에는 '200000'(20만)이라는 숫자가 크게 박혀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이 20만명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67만6601명, 사망자 수는 19만8128명이다.

이어 맨 밑에는 빨강 글씨로 '미국의 실패'(An American Failure)라고 적었다. 사망자들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불러온 희생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빨간색이었던 표지 테두리도 검은색으로 변경됐다. 타임이 표지 테두리를 검은색으로 칠한 것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다.

이 기록을 삽화 형식으로 완성한 아티스트 존 마브루디스는 "이번호 커버가 이 (코로나19) 재앙에 무감각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과학과 상식은 이 위기에 대한 해답이다"고 밝혔다.

타임은 이번호 커버스토리에서 '미국이 바로잡힐 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이 희생돼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타임은 "만약 이른 봄, 미국이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충분한 자원과 전문지식을 동원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쳤다면, 상황은 다르게 변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발병 초기 "날이 따뜻해지면 바이러스는 저절로 사라질 것"과 같은 환상적 믿음에 집착한 나머지 진단검사와 접촉자 추적 프로그램이 불충분했다고 전했다.

또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기본 방역 수칙이 너무 늦게 도입됐으며 여전히 미국의 일선 의료진들은 장갑과 의료가운과 같은 개인보호장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