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흑인변호사 무료앱 만들어

흑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검문검색을 당했을 때 스스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영국 흑인 변호사가 설계해 무료로 배포했다.

앱을 켜서 녹화를 시작하면 영상은 암호화를 거쳐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구조라 몸싸움을 하다 스마트폰이 고장 났거나, 압수됐을 때에도 증거를 손에 쥐고 있을 수 있다.

이 앱을 고안한 로펌 리갈 라이프라인즈 대표 변호사 마이클 허포드 역시 길을 가다가 특별한 이유 없이 경찰에게 수색을 당한 적이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 전했다.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검문검색을 당하는 일이 얼마나 불쾌하고 충격적인지는 굳이 경험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고 허포드는 혀를 내둘렀다.

허포드는 이 앱의 목적은 "경찰이 위법행위를 했을 때 증거를 확보함으로써 균형을 바로잡는 데 있다"며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주고, 정의를 구현할 증거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년 사이 흑인이 검문검색을 당하는 확률은 백인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은 1천명당 38명꼴로 경찰이 검문검색을 했지만, 백인은 1천명당 4명뿐이었다. 이중 절반가량은 런던에서 발생했다.

현재 영국 경찰은 '경찰행위 독립사무소'라는 기구를 설치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경찰의 인종차별주의 경향을 자체 조사하고 있다.

런던 경찰청은 이 앱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온라인에 경찰의 부당한 대응을 고발하는 동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이후 런던 경찰은 95개 동영상을 검토했으나 추가 조사에 착수할만한 영상은 3건뿐이었다고 대변인은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