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힘들지만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더 걱정됩니다"

[뉴스포커스]6개 한인은행 무료 송금 집계

총 6963건·1277만불…12.6%·30.6% '쑥'
팬데믹 상황에서 되레 증가 뜻밖의 결과
'어려울수록 끈끈' 한국인 특유의 정 문화

# 패서디나에 사는 직장인 송모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연봉이 삭감이 돼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환경속에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가족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그래서 더욱 생각난 것이 바로 한국에 있는 부모님.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하지만 추석을 맞아 한국에 계신 노부모님을 찾아 뵙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과 고마움을 전하기로 결심하고 추석을 맞아 되레 작년보다 두둑하게 용돈을 부쳐드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남가주 한인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운데 고유 명절인 추석을 맞아 다시 한번 한국 특유의 '정' 문화가 한인사회를 강타했다.

지난 1일 추석을 맞아 전후로 실시된 한인은행들의 추석맞이 무료 송금 서비스가 지난해에 비해 건수나 액수면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표참조>

본보가 올해 6개 한인은행의 추석 송금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송금 건수는 6963건, 액수는 1277만1936 달러로 지난 2019년(6195건, 977만8713 달러) 대비 각각 12.4%, 3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의 경우, 이 기간 송금 건수는 총 3965건, 액수는 총 675만4531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대비 건수 8%, 액수는 29%씩 증가한 것이다.

뱅크오브호프의 한 관계자는 "600만 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추석 송금 액수가 지난 해 5백만 달러 대로 내려 앉았었는데, 올해 팬데믹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며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어려움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대변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추석을 맞아 매년 한국을 방문했던 한인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갈 수 없게 되자 부모와 가족들에 대한 감사 및 고마움의 뜻을 추석 송금을 통해 표현한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인 특유의 '정'문화가 다시 한번 발현된 것으로 해석했다.

6개 한인 은행은 이번 추석 무료 송금 서비스 기간에 송금 건수 및 액수면에서 모두 전년도 대비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한미은행은 2019년 보다 송금 건수는 14.7% 증가한 2350건, 액수는 30.3% 늘어난 480만 5206달러를 기록했다. 또 퍼시픽 시티 뱅크(311건, 53만6170 달러:2020년)를 비롯해 오픈뱅크(193건, 37만9899 달러), CBB뱅크(94건, 20만910 달러), US 메트로(50건, 9만5220 달러) 등도 각각 송금 건수 및 액수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