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봉쇄령 시행 전날 밤 '마지막 외출' 탈출 러시, 고속도로 무려 700km 정체

프랑스

24일 하루에 신규확진자 5만명 코로나 초비상

식당 문 닫기전 "한잔이라도" 몰려 만원사례
마켓선 휴지 사재기…미용실·이발소 등 긴 줄

지난 29일 프랑스 파리 도로가 대규모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프랑스 정부가 30일 자정을 기해 제2차 국가봉쇄령을 발령한다고 발표하자 간밤에 파리 전역에 집에서 뛰쳐나온 시민들의 차량이 몰리면서 그야말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9시 야간 통행금지와 맞물린 국가봉쇄조치에 수만 명이 마치 "최후의 외출을 즐겨보자"는 듯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면서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은 700㎞ 넘게 이어졌다. 고층 건물에서 본 도로는 주차장과 다를 바 없었다.

특히 파리의 주요 번화가는 술집이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유흥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당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들로 가득 찼으며 식당앞엔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사재기도 이어졌다. 마트로 몰려든 사람들은 휴지를 쓸어 담았고, 미용실을 찾아 언제 또 할 수 있을지 모를 머리 손질에 열을 올렸다.

프랑스는 29일에서 30일로 넘어가는 0시를 기해 제2차 국가봉쇄령을 발령했다. 프랑스 정부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외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인구 69%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확대한 지 채 일주일도 안 돼 재봉쇄를 결정했다. 지난 24일 하루 동안만 무려 5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탓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오후 대국민 담화에서 최소 12월 1일까지 봉쇄령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국경은 계속 열어놓지만, 지역 간 이동은 불가하다.

식당과 술집을 비롯해 비필수 사업장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출퇴근할 때, 생필품을 사러 나갈 때, 집 근처를 산책할 때, 병원에 갈 때,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때, 취약계층 도우러 갈 때 등은 예외적으로 외출을 허용하나 매번 이동증명서를 소지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장 비관적인 예측조차 빗나갔을 정도로 프랑스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우리가 내린 조치들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파도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했다"고 자인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0일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8만2769명, 사망자는 3만6020명이다. 이로써 프랑스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전역을 통틀어 최대 감염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