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투계장' 급습했다가

[필리핀]

싸움닭 달려들어 대퇴동맥 절단…과다 출혈
경찰국 "투계용 칼날에 독 묻어있을 가능성"

필리핀에서 불법 투계(닭싸움) 현장을 단속하던 경찰관이 싸움닭 발에 부착된 칼에 베여 사망하는 사건이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낮 1시경 필리핀 중부 북사마르주 산호세 타운의 한 투계장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은 신종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주지사가 길거리 닭싸움을 금지한 곳이다.

불법 투계장 운영 신고를 받은 크리스천 볼록 경위(38·사진)는 동료와 함께 현장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투계장에 도착하자 마자 연루자 6명을 단속했다. 7마리의 싸움닭과 금속 장비, 돈 등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볼록 경위가 싸움닭 발에 부착된 금속 칼날(Tari·타리)에 왼쪽 허벅지를 베였다.

동맥이 잘린 볼록 경위는 많은 피를 흘린 채 인근 도시의 사마르주립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도착하자 마자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닭싸움에 가담한 사람들 중 3명은 체포됐으나 다른 3명은 달아났다. 체포된 가담자들은 교도소에 구금 됐으며, 관련 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한편 황당한 죽음을 당한 볼록은 13년차 베테랑 경찰로 세 아이를 둔 아버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서장은 성명을 내고 "25년 동안 일했지만 싸움닭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은 처음"이라며 "싸움닭의 발에 부착된 칼날에 독이 묻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