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접종 자료 들어 주장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된 것과 관련, 러시아 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자국이 자체 개발한 백신도 비슷한 효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부 산하 '국립 내과·예방의학 연구센터' 소장 옥사나 드라프키나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건부 지시로 일반인 대상 '스푸트니크 V' 백신(러시아 개발 백신) 접종의 효능을 관찰하고 있다"면서 "관찰 결과 효능이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이자 백신 효과 발표에 대해선 "또 하나의 효능 있는 백신 출현은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앞서 이날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는 발표였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코로나19 백신을 기대해왔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0∼60% 정도의 효능을 가진 백신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8월 11일 자국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공식등록)하며, 자국 전문가들의 성과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스푸트니크 V는 그러나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을 건너뛴 채 1, 2상 뒤 곧바로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 측은 이후 권위 있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1·2상 결과를 게재하면서 "올해 6∼7월 시행한 두 차례의 임상시험을 통해 참여자 전원에게서 항체가 형성되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 9월부터 의료진·교사 등의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동시에, 모스크바 시민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가말레야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지난 7일 러시아 제약사들의 백신 생산·공급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2주 이내에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州)에서 대중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