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어와 비슷한 발음은 동일한 단어로 인식"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청력이 뛰어난 개가 주인의 말을 모두 제대로 이해할 것 같지만 사실은 명령어의 미세한 차이는 구분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교 연구진은 가정집에서 길러지는 개들의 머리에 전극을 붙이고 뇌파를 기록해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먼저 개가 이미 들어본 적 있는 '앉아'(sit)라는 명령과 발음이 유사하지만 뜻이 없는 단어인 'sut', 또 완전히 발음이 다르고 뜻이 없는 'bep'을 이어서 개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개들은 익숙한 'sit'과 발음이 다르고 뜻 없는 소리인 'bep'은 즉시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sit'과 'sut' 처럼 소리가 비슷한 명령어는 그렇지 못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릴라 마그야리 동물행동학 연구원은 "개가 알고 있는 명령어와 아예 다른 명령어를 들을 때의 뇌 활동이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개가 단어의 차이를 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는 발음상 작은 차이만 있는 단어들은 구분하지 못하고 동일한 단어로 인식한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마그야리 연구원은 "사람이 말할 때 말소리의 세세한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개는 알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평범한 개들은 일생에 단 몇 개의 명령어만 알아들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동료 학자의 검토를 거쳐 발표된 논문을 개방하는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 저널'에 실렸다.

ku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