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터널 만들다 20대 숨지게한 재력가 과실치사 선고
미국
자신의 집에 핵 벙커를 만드는 일을 하던 20대 남성을 화재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한 재력가에 대해 29일 과실치사죄가 인정됐다. 그러나 살인혐의는 면했다.
29세의 부유한 주식 투자가인 대니얼 벡위트는 2017년 메릴랜드주 자택 화재로 당시 21세인 아스키아 카프라가 숨진 사건의 주 법원 항소심에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2급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소방당국은 2017년 9월 벡위트의 자택 화재 때 지하실에서 벌거벗은 채 까맣게 탄 카프라의 시신을 발견했다.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해 편집증을 가진 고숙련 컴퓨터 해커인 벡위트는 온라인을 통해 만난 카프라를 꼬드겨 지하 터널을 파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화재가 발생한 2017년 9월은 북한이 핵 개발에 열중하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를 경고하는 등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었다.
카프라는 한 번에 며칠씩 터널에서 숙식과 용변까지 해결하며 일했는데, 터널의 길이가 지하실에서 수직으로 6m를 내려가 수평으로는 60m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하실의 전기 콘센트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해 카프라는 목숨을 잃었다.
검찰은 벡위트가 안전을 무시해 생명을 희생시켰다고 보고 기소했지만, 변호인은 이 화재가 범죄가 아니라 사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