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에 민주당 상원의원도 반대 가세…바이든 국정운영에 타격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막말 전력으로 논란이 된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지명자가 결국 낙마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낙점 인사 중 '낙마 1호'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예산관리국장 지명을 철회해달라는 니라 탠든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탠든이 나의 행정부에서 역할을 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혀 청문회가 필요 없는 다른 자리에 기용할 뜻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 탠든의 서한을 첨부했다. 탠든은 "유감스럽게도 인준을 받을 길이 없어 보이는 게 분명하고 대통령의 다른 우선순위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고 썼다.

그는 "이 자리에 검토된 것과 이런 신뢰를 받은 것은 일생의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인 탠든은 과거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악담 수준의 비난 트윗을 한 전력 탓에 공화당이 인준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탠든은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깊이 후회하며 내가 쓴 언어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히고 문제가 된 트윗을 대거 삭제했으나 공화당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했다.

탠든의 낙마에 결정타가 된 것은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의 반대다.

상원 의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황에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나온 것이라 상원 인준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탠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및 장관급 인사 중 청문회 관문을 넘지 못한 첫 사례다.

취임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일 수밖에 없다.

인도계인 탠든은 청문회 관문을 넘을 경우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여성 예산관리국장이 되는 기록을 세울 예정이었으나 지명 당시부터 탠든의 과거 당파적 발언을 이유로 낙마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맨친 의원이 고위직에 임명된 유색인종 여성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맨친 의원은 최초의 원주민 출신 내무장관 후보인 데브 할랜드 지명자에게도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