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당시 티셔츠에 새겨진 문구 SNS 확산…태권도복 차림 사진도 눈길

"가망 없으면 다른 이에게 장기 기증" 희생정신도…국내외서 추모 물결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다 잘 될거야"(Everything will be OK)

지난 3일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여성의 티셔츠에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에인절'(Angel) 또는 '치알 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여성의 사연을 전하면서 이 문구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인절은 이날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열린 반 쿠데타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에 나갔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에인절과 함께 시위에 나갔다는 미얏 뚜는 로이터에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에인절은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해줬던 친구였다"고 말했다.

총격을 당할 당시 왼손에 콜라 병을 들고 있던 모습도 주목을 받았다.

최근 군경이 최루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하면서 시위대는 물이나 콜라로 최루가스를 씻어내고 있다.

그는 당시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모여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최루탄에 이어 총격을 가하자 시위대가 흩어졌고, 나중에 '한 소녀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그 소녀가 에인절인지는 몰랐다"면서 하지만 페이스북에서 에인절이 다른 희생자와 함께 숨진 채 누워있는 사진을 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숨진 에인절이 입고 있는 까만색 티셔츠에는 하얀 글씨로 '다 잘 될거야'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미얏 뚜는 태권도 수업에서 에인절을 처음 만났다고도 소개했다.

현지에서는 그가 태권도복을 입고 있는 사진도 공유되고 있다.

댄서이기도 했던 에인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여러 건 올려놓았다. 페이스북에는 또 지난해 11월 에인절이 생애 첫 투표를 하고 난 뒤 찍은 사진 등도 올려져 있다.

시위에서 죽음까지 각오한 듯 에인절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혈액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까지 남겨놓은 것도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했다.

특히 SNS에는 그의 죽음이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더 힘을 줄 것이라며 각종 그래픽 등도 이어지고 있다.

동료 시위대는 물론 해외 언론인이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추모 글이 넘쳐나고 있다. '미얀마의 전사'라는 표현도 적지 않다.

이날 만달레이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많은 시민이 참석,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