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사건 희생 '한인 엄마들의 삶' 집중 조명

워싱턴포스트 "이민 여성들의 어려운 길"

이번 사건의 희생자 8명 중 6명은 아시아계 여성이다. 현정 그랜트씨가 일하던 골드스파에서만 총 3명의 한인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현정씨만 한국 국적이며, 김선자(69)씨, 박순정(74) 등 2명은 미국 국적 한인이다. 골드스파 맞은편 아로마세라피스파에서 일하다 변을 당한 유용(63)씨 역시 한국 동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이들 한인여성 희생자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은 이전,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으로 온 이민 여성들의 어려운 길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선자씨
한인 희생자 중 한 사람인 김선자씨(69)는 젊은 시절 한국서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은뒤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민 초기 영어가 서툴렀던 김씨는 텍사스 한 육군기지의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고, 편의점과 부동산 사무실에서 청소하는 등 생존을 위해 한꺼번에 2~3개의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손녀는 "내 할머니는 엄청난 용기를 가진 전사였다"고 표현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어려운 주위의 이웃을 돕는데도 열정적이었다. 여러 단체에서 자원 봉사활동을 하며 특히 '굶주리는 아이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활동에 매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임기 시절 워싱턴 DC 지역에서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받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박순정씨
한인 희생자 중 최고령인 박순정(74)씨는 이민 후 뉴욕에서 오랜 기간 가족과 살았지만, 수년 전 애틀랜타로 이주한 후에 일손을 멈추지 않았다. 박씨는 스파를 관리하며 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졌는데, 한 유족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일을 좋아해서 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박씨는 애틀랜타의 아파트 임대기간이 끝나는 오는 6월, 다시 뉴저지의 가족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은 "우리는 항상 그녀에게 '돌아와, 우리와 함께 하자'고 말했다"고 오열했다.

▣유용씨
또 다른 희생자 유모(63)씨는 미군이었던 남편을 따라 조지아에 왔다. 아들 로버트 피터슨(38)은 어머니에 대해 "한국 음식을 자주 요리하고, 친구들과 만나며,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책을 읽거나, 반려견과 시간을 보낸" 평범한 어머니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머니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이런 일을 당해선 안 된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