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캠에 악용, 성장산업 될 것"
 예측 불가능성에 두려움 표시
 후계자 에이블 부회장 재확인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이 인공지능(AI)의 파급력을 핵무기에 비유해 두렵다고 밝히면서 AI를 활용한 사기가 성장 산업(growth industry)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사기 수단으로 AI의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만약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것은 역대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AI가 만든 자신의 이미지를 화면에서 봤다면서 "난 아마 어느 이상한 나라에 있는 나 자신에게 돈을 송금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버핏 회장이 본인의 이미지조차 그 진위를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AI 기술이 정교하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는 핵무기를 램프에서 꺼낸 요정에 비유하고서는 AI도 핵무기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정의 힘이 나를 정말 두렵게 한다"며 "나는 요정을 다시 램프에 집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데 AI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버크셔의 주총에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생각을 들으려는 투자자들이 매년 몰리며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 주총은 특히 버핏의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단짝인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 없이 열린 첫 주총이라 주목받았다. 멍거 부회장은 작년 11월 99세로 별세했다.
이날 버핏 회장은 무대에서 자신이 2021년 후계자로 낙점한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 겸 버크셔에너지 회장과 나란히 앉았는데 그를 돌아보다가 실수로 "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은 이날 에이블 부회장이 자신의 유고시 회사 경영에 관해 최종적인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해 그를 공식 후계자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버핏은 애플을 비롯한 막대한 버크셔 보유 투자 포트폴리오를 누구에게 맡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역시 에이블에게 넘길 생각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버크셔는 이날 공시한 실적자료에서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1천890억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다. 버핏 회장은 이 금액이 2분기 말 2천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보유 현금을 쓰고 싶다면서도 "우리가 큰돈을 벌게 해주면서도 위험은 매우 적은 일을 하는 기업"을 찾기 전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