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 코로나19 사망자 하루 419명 사상 최대
전국적으론 매일 평균 3100명, 백신 접종 단 7%
시 당국 "밤에 이장작업할 정도 심각 상황" 우려


코로나19 사망자 폭증으로 묫자리가 부족해져 옛 무덤을 파내는 믿지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파울루 외곽의 빌라 포모사 공동묘지에선 이번 주 내내 늦은 저녁까지 묘를 파는 사람들과 유족들이 적막을 깨고 모여 있었다.

작업자들은 어두운 밤 조명을 환하게 켜두고 일렬로 늘어선 무덤들을 하나하나 파낸 뒤 새로 짜인 관을 묻었다.

시 북부의 한 공동묘지에서도 흰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수십 년 된 무덤을 개장하고, 유해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해 분리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상파울루에서 이날 하루 동안 매장된 시신은 419구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장례를 담당하는 상파울루시 측은 묫자리를 옮기는 이장 작업이 원래는 통상적지만,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브라질 내 상황이 더욱 나빠지면서 새로운 위기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크게 발생하고 있는 나라다. 지난 1일 하루만해도 사망자가 3천769명으로 3일 연속 4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하루 평균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4천 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서 새로운 변이 코로나19가 또 출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확진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과 봉쇄령 등 엄격한 방역 지침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접종한 브라질 시민은 전체 인구의 7%에 그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같은 날 브라질 내 중환자실 가동률이 90%를 기록했다면서 "현재 브라질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