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경제계 구인난 심각…백신 접종 활발, 일자리 많아져도 복귀 감감무소식
뉴스포커스

신문, 인터넷에 구인광고 내도 연락 無
그나마 남은 직원들 그만둘라 '떠받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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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수당·경기부양금 탓 "일 보단 휴식"
최근 실업 청구건 급감, 고용 활기 전망

LA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김모씨(62)는 최근 직원 채용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치위생사 7명 중 3명이 코로나19 전후로 일을 그만두면서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있기 때문이다.김씨는 "평소 주류 신문이나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올리면 하루에 최소 2~3건의 전화나 이메일이 왔는데 요즘은 1주일에 한건에 불과하다"며 "그마저도 치과 근무 경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나마 남아있는 직원들마저 그만둘까봐 월급을 올려준 것은 물론 아침 식사도 제공하고 나섰다. 그는 "직원들에게 절대 힘든 일을 시키거나, 야단치는 일도 없고 혹시기분나빠하지 않을까 눈치를 살필 정도"라며 "그야말로 상전 모시듯이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직은 가족도 못도와
최근 호황인 웨딩업계에도 일할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웨딩드레스 전문업체 '웨딩하우스' 역시 팬데믹 이후로 직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웨딩하우스의 함 실장은 "예비신부 드레스 피팅과 수선을 위해 최소 3명이 필요한데 일할 사람이 없어서 거의 모든 일을 혼자 한다"고 했다. 최근 결혼식이 몰리면서 고객들이 급증하자 하루 12시간 근무는 부지기수다.
함 실장은 "주말엔 혼자서 5~60벌에 달하는 드레스 피팅을 돕는데 퇴근 후에 팔을 올리기가 힘들 정도"라며 "매일 구인 광고를 하는데도 지난 몇달간 단 한번도 연락이 없는게 신기할 정도"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전문적인 직업이라서 가족이나 친척을 불러다가 도와달라고 할 수없어 그야말로 코피가 날 정도로 혼자서 5명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식업계 실태 더 심각
구인난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업종 중 뭐니뭐니해도 식당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타운내 한 한식 음식점 업주는 "서빙 웨이트레스는 물론 주방에서 일할 직원이나 배달 직원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할 수없이 전에 일하던 직원에게 연락해 월급을 더 준다고 해도 감감 무소식"이라고 말했다.
남가주 외식협회 김용호 회장(일식점 '아라도' 업주)은 이같은 구인난의 원인으로 정부에서 나오는 실업수당과 경기부양금 등을 꼽았다. 김 회장은 "많게는 한달에 수천달러가 꼬박꼬박 들어오는데 누가 일을 자처하겠느냐"며 "타운 내 식당 업주들은 일손이 부족해 온 가족이 출동해서 일을 도울 정도"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영업 공간이 야외 패티오까지 확장되고 투고도 늘어서 오히려 인력을 늘려야 할 상황인데 사람을 못 구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영향으로 올해 말까지는 구인난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제활동 해빙기 임박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미국 내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감하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구인난이 곧 해결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10일 미국 내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7만6,000건으로 전주보다 19만3,000건 하락해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주 만에 하락했고 지난주 청구 건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0만건을 크게 밑돌았다.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7만5,000건 급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고용시장이 해빙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