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마을은 반대 현수막·시 면담 거부·반발 기류 여전

매곡마을은 주민 사비 걷어 '오라! 현수막'…"같이 살아요"

사저 공사 소음 발생 등으로 일시 중단…"사저 변경 검토 없어"

(서울·양산=연합뉴스) 임형섭 김동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경남 양산시 사저 건립을 놓고 마을 두 곳에서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인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사저를 새로 건립하기로 한 평산마을엔 주민동의 없는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반면 기존 사저가 있던 매곡마을엔 주민들이 나서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8일 오후 대통령 내외 기존 사저가 위치한 양산 덕계동 매곡마을 입구에는 대통령을 기다린다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 18개가 부착했다.

'대통령님 매곡 주민은 기다립니다', '가던 발길 돌리십시오'라고 적힌 현수막 하단에는 모두 '매곡마을 주민 일동'이라고 적었다.

'김정숙 여사님 사랑합니다'고 작성된 문구도 마을 곳곳에 내걸렸다.

매곡마을 사저는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거주했던 곳이다.

현재도 문 대통령 소유로 돼 있다.

대통령은 취임 2주 만인 2017년 5월 21일에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곳을 찾아 주민과 방문객 등과 함께 사진 촬영하는 등 큰 환영을 받았다.

매곡마을 주민들은 신규 사저가 건립될 하북면에서 대통령 사저 공사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해당 현수막을 지난 27일 부착했다.

매곡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74)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타지에서 고생하는데 하북면에서 홀대를 받는 게 안타까워 마을 주민 모두가 십시일반 해 현수막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가 퇴임 후에도 매곡마을에서 이전처럼 닭도 키우고, 배추도 재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규 사저가 위치한 하북면 각종 단체는 지난 21일 사저 공사와 관련해 청와대, 양산시가 면민과 소통하지 않는다며 공사 반대 현수막 40여장을 부착한 바 있다.

하북면 한 마을 이장은 "대통령 내외가 오는 것은 상관없지만 소음·교통 문제 등 불편한 점에 대해 소통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이장단은 오는 29일 하북면주민자치위원회에서 공사 관련 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기존 사저 경호 등의 문제로 지난해 4월 하북면 평산마을 부지를 매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저 건립 공사와 관련 "사저 변경 등 다른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소음 발생 등의 이유로 반발이 있어 공사를 일시 중단한 것은 맞다"라면서도 "그야말로 일시적으로 공사를 멈춘 것뿐 전체적인 건립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저 변경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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