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살다 찢어진 '황혼이혼'많아져서?

외환위기때 이후 최대 증가

혼인 건수는 역대 최저
신생아 64개월 째 감소 

올해 3월 이혼한 부부가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이혼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태어난 아기보다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아져서 인구 자연 감소가 17개월째 이어졌다.

26일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동향’에 따르면 3월 이혼 건수는 9074건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4.4% 늘었다. 외환위기로 이혼이 크게 늘었던 1998년 3월(27.3%) 이후 3월 기준 증가율이 가장 컸다. 코로나19 초창기인 지난해 3월 전국 법원들이 휴정하면서 이혼 건수가 이례적으로 전년 대비 19.6% 급감한 데다 ‘황혼 이혼’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의 이혼을 뜻하는 황혼 이혼은 올해 1분기(1~3월) 전체 이혼 건수의 40%를 넘어설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혼 증가는 작년 감소에 대한 기저효과가 가장 컸고, 10여 년 전부터 계속된 ‘황혼이혼’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3월 혼인 건수는 1만6763건으로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전년 동월에 비해선 13.4%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로 결혼을 미루는 영향도 있지만 결혼 적령기인 30대 인구가 줄어든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30대 인구는 712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14만5000명 감소했다.

저출산 흐름도 여전했다. 3월에 태어난 아기는 2만4054명으로, 1년 전에 비해 0.6% 줄었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64개월 연속해 전년 같은 달 대비 줄어들고 있다. 올 1분기(1∼3월) 기준 출생아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33명(―4.3%) 감소했다. 이로 인해 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0.88명으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1분기 기준 최저였다.

반면 3월 사망자 수는 2만6603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9% 증가했다. 태어난 아기보다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아 3월 인구는 2549명 자연감소했다. 인구가 자연적으로 감소한 건 2019년 11월 이후 17개월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