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통령, 국민들에게 뿔났다며 협박성 메시지 발표

[필리핀]

뎅기열 백신 악몽 때문에 백신 신뢰도 낮아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필리핀 대통령이 자국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으면 감옥에 보내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내놨다. 필리핀은 과거 사건으로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1일 TV 연설에서 "만약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잠재적 보균자가 있다면 나는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 사람을 감옥에 격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백신을 맞을 건지 감옥에 갇힐 건지는 여러분이 선택하라"면서 지역 관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거부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해 보관하라고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수도 마닐라에 있는 여러 백신 접종소의 접종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 직후 나왔다.

블룸버그는 만약 이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국가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필리핀인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은 뎅기열 백신의 악몽 때문이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프랑스 제약회사 시노피의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를 구매한 뒤 어린이 83만여명에게 접종했는데, 이중 70명가량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부작용 우려가 커지자 2017년 접종을 중단했다. 이 사건 이후 예방접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다른 백신 접종률까지 크게 떨어졌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