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세계 최대 명품차 자동 판매기 빌딩 ‘아우토반’ 인기…해외 부자들 몰려 ‘보복 소비’ 열기

포르쉐 페라리 외 1936년 30억짜리 벤츠도

15층 통유리 건물 차 고르면 1분만에 뚝딱

“2호점 준비중”…美·中 등서도 곳곳에 오픈

코로나19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자동차 업계도 판매 트랜드가 변하고 있다. 기존에 딜러에 가서 차를 보고 구입하던 것이 최근엔 비대면 판매 시스템이 확산하고 있다. 의료나 식료품처럼 자동차도 온라인 주문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자동 자판기에서 동전을 넣고 음료수나 과자를 뽑아 먹듯이 자동차도 자동 자판기에서 뽑기로 구입하는 ‘자동차 자동 판매기’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름하여 ‘차판기’다

싱가포르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 2017년 등장해 화제를 모은 이 자동차 자동 판매기를 소개했다.

싱가포르 중심부에 자리잡은 15층 규모의 자동차 자판기 빌딩 '아우토반 모터스'는 건물 하나를 통째 자동 자판기처럼 만들었다. 다만 값비싼 페라리, 포르쉐 등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건물이 완공된 수퍼카들만 판매한다. 1대 값이 30억원에 달하는 1936년식 벤츠 클래식카도 거대된다. 그래서 명실공히 ‘세계 최대 명품차 자동 판매기’의 명성을 자랑한다.

특히 최근들어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팬데믹 때문에 소비가 막힌 부자들이 보복 소비 형태로 이같은 독특한 방식으로 자동차를 산다는 것이다.

‘자판기’를 ‘차판기’로 바꾼 아이디어는 평범한 자동차 딜러였던 게리 홍(49) 씨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장난감 매장에 있는 미카나 진열장(쇼케이스)을 떠올려 타워형 입체 주차장에 차판기를 만들었다. 건물 외벽은 통유리를 사용해 시각적인 광고 효과도 냈다. 건물 1층에 위치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면 1~2분 후 차량이 뚝딱 나온다.

일반 딜러에 가서 차를 사는 것과 달리 자판기 건물을 방문하기 전, 이미 구매 희망 차량을 ‘예습’해오는 경우가 많아 상담 시간이 오히려 짧다. 실제로 5분만에 포르쉐 911을 사간 손님도 있다.

홍씨는 “최근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의 80~90%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싱가포르 인근에 2호점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같은 ‘차판기’는 미국에서 지난 2015년 테네시주의 한 자동차 판매 업체가 먼저 선보였다. 당시 이를 소개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차량이 전시된 건물은 평범한 자동차 전시장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동차 자동 판매기다. 마치 음료수를 뽑듯 차를 뽑을 수 있고 마음에 안 들면 환불도 가능하다.

이어 지난 2월 중차 업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 중개 사이트 ‘아바나’가 라스베가스에 11층 높이의 자동차 자판기 빌딩을 선보였다. 라스베가스에 문을 연 탓에 세계 최초의 ‘자동차 슬롯머시인’으로 부른다.

이외에도 이같은 ‘차판기’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과 해외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