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당국 '필요성 공감'기류 변화, 파우치 "면역 저하 노년층 추가 접종 여부 검토중"

[뉴스분석]

화이자 백신 예방률 1~4월 95%, 6~7월 39% 뚝
부스터샷 논의하더라도 백신 효능 불신은 금물
백신 기피 심각…"미국, 잘못된 방향 가고있다"

미국 정부 내에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부스터샷)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최근까지 부스터샷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조 바이든 행정부의 보건 담당 관료들의 입장이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관리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 취약자가 부스터샷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역 취약자는 암이나 장기이식 환자,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 등으로 미국 인구의 2.7%가량으로 추산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25일 면역이 저하된 일부 미 국민은 부스터 샷(3차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3번째 접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이식 환자, 암 화학요법, 자가면역질환, 면역 억제 요법을 받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사람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도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미 보건 당국은 언제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은 아주 효과적"이라면서 "부스터샷에 대한 논의가 백신 효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다 맞은 사람이 여전히 미 국민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문제"라고 지적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지 모르겠지만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에겐 두 종류의 미국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어맨다 콘 백신 담당 수석 고문은 지난 22일 소집된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 면역 취약자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DC는 조만간 부스터샷 접종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화이자 백신이 접종 6개월이 지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이 같은 입장 변화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이스라엘 보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에 95%에 달했던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이 6~7월에는 39%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도 최근 면역취약자에 대한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미 정부 부스터샷 준비
화이자 백신 왕창 매입

한편 미국 정부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또 왕창 사들였다. 델타(인도발)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불가피하게 ‘부스터 샷’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 정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2억 회 접종분을 추가로 구매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는 올해 10월부터 연말까지 1억1000만 회분을 미 정부에 우선 공급한다. 나머지는 내년 4월 말까지 제공된다. 현재까지 미 정부가 확보한 백신 물량은 5억 회분에 이른다. 미 인구는 3억3,000만 명가량이고, 약 8600만 명이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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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모저모

일일 신규확진자 폭증
5달만에 10만명 돌파

O…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개월여 만에 10만 명을 넘었다. 한 달 전만 해도 확진자 수가 하루 1만 명대였는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급증하고 있다.
24일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에선 11만879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만 명을 넘긴 것은 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플로리다주는 하루 확진자가 최근 2주 동안 3배로 늘어 1만 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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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 확산세 정점"
1주 확진 30만명 예상

O…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달 말 확산세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있다. 스캇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앞으로 3~4주간 확진자가 지속해서 늘어난 뒤 오는 8월 말 혹은 9월 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날 "오는 8월 둘째 주에는 미국의 1주 누적 확진이 30만6909명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전주(22만1500명) 대비 39% 증가한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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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미접종자 45% 
앞으로도 안맞을 것”

O…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들 중 45%가 앞으로도 맞을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과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의 공공문제 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35%는 아마도 백신을 맞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3%는 백신을 꼭 맞을 것이라고 했고, 16%는 아마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미접종자 64%는 백신이 델타 등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