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2일에 수거된 DVR은 원래의 세월호 DVR"

특검 "진상규명에 최선"…유가족들 "의혹 해소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한 이현주 특별검사가 3개월간의 수사를 마치고 '증거·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이 특검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증거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뒷받침할만한 증거와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3일 출범한 특검은 ▲ '세월호 폐쇄회로TV(CCTV)' 데이터 조작 의혹 ▲ 해군·해양경찰의 '세월호 DVR(CCTV 저장장치) 수거 과정 의혹 ▲ DVR 관련 청와대 등 정부 대응의 적정성 등을 수사했다.

특검은 이를 위해 약 3개월 동안 대통령기록관을 비롯해 해군, 해경 등 총 10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약 169테라바이트 분량의 디지털증거를 확보했으며 4천시간 상당의 해군 및 해경 음성교신을 녹취해 검증했다. 또 관련자 78명을 조사했다.

특검은 우선 해군·해경의 세월호 DVR 수거 과정 의혹과 관련해 "2014년 6월 22일에 수거된 DVR은 원래의 세월호 DVR"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해군과 해경이 2014년 6월 22일 이전에 미리 세월호 DVR을 수거해 다른 DVR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특검은 "당시 수색상황 등을 종합하면 누군가 은밀히 세월호 선체 내부로 잠수해 세월호 DVR을 수거하고 아무도 모르게 세월호 해역을 빠져나가기는 극히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으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법원에 제출된 세월호 CCTV 데이터의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사참위는 2014년 당시 CCTV 데이터 복원을 진행했던 민간인 전문가가 사참위에 제출한 '복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법원에 제출된 CCTV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해당 자료에서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에 들어있던 음악 파일이나 예능프로그램 편집 영상이 들어있어 의혹은 증폭됐다.

하지만 특검은 해당 파일은 민간인 전문가가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과정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본과의 동일성이 담보되지 않는 복원데이터를 가지고 법원에 제출된 CCTV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등 정부 대응의 적정성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기록물과 해군·해경의 통신자료를 포함한 제반 증거들을 검토하고 수사한 결과 정부관계자의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이밖에 특검 수사 중간에 요청됐던 세월호 항적 등에 관한 수사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그동안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부디 이번 수사로 관련 의혹이 해소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의 발표를 지켜본 세월호 유가족들은 "오늘 발표로 의혹들이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며 수사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