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불복?" vs "경기도정 사유화" 신경전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캠프의 핵심 인사를 협박한 '괴문서'의 존재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긴장감이 증폭하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 측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10일 '이재명 지사님 당선을 위한 광주 이리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신원미상의 인물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SNS에 공개했다.

윤 의원은 "이낙연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타 후보를 돕지 않으면 가족과 비서진들, 타 후보에게 불리한 기사를 쓴 여성 기자들까지 해하겠다는 내용이다. 어제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다"며 "성폭력 암시 협박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캠프 대변인인 이병훈 의원은 논평에서 "홍위병의 재현이 우려된다"며 "윤 의원에게 저열한 협박 메일을 보내온 자들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를 자처하나, 믿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비이성적인 상호 비난은 정치적 동반자살에 이르게 한다는 문화혁명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재명 캠프는 대변인단 명의 논평을 내고 괴문서의 내용에 대해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경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캠프는 언론을 향해서도 "어느 쪽 지지자인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할 경우 국민을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요청했다.

추미애 후보 캠프는 "민주당 경선을 음해하고 방해하려는 세력들의 조직적 이간질로 충분히 의심할만하다"며 사법당국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각 캠프의 비방전은 이어졌다.

이재명 캠프의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불복' 발언 논란에 휩싸인 이낙연 캠프의 설훈 의원을 향해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아마 마지막 흔들기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캠프는 이날 내부적으로 "상대 후보의 허위 비방이나 흑색선전을 종합상황실에 즉시 통보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경기도청의 기본소득 홍보예산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갔다.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개인의 대선공약인 기본소득 홍보로 34억이나 지출됐다. 미국이나 유럽 언론사에도 4억원을 들여 홍보했다"며 "경기도정을 자신의 대권을 위해 사유화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연합뉴스TV에 출연, 자신의 언론 인터뷰를 이재명 후보 측이 '경선 불복 발언'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당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당원의 기본 도리"라며 "불복 프레임을 씌우려는 작전이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