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절반 면적 불탄 에비아섬…"공포영화 방불"

[그리스]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에비아섬을 덮친 화마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주일째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지면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양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이 섬에는 9일 현재 600여 명의 소방관과 소방 항공기·헬기 10여 대가 투입돼 화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검붉은 재가 하늘을 뒤덮고, 굵은 연기 기둥이 여기저기서 솟구치는 등 재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광경이 매일 펼쳐지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 관광객과 주민 수천 명이 배를 타고 섬을 빠져나갔으나 여전히 많은 주민은 거주지를 지키고자 현장에 남는 길을 택했다.

당국이 추가 주민 철수를 위해 보낸 페리선은 거처를 잃었거나 가재도구를 두고 급하게 피신한 주민의 임시 숙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지금까지 서울 면적(약 605㎢)의 절반이 넘는 산림이 황폐화했고 가옥 수백 채가 불에 탄 것으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