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콕’ 시대, 집안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나?

[뉴스분석]

올 가을 7만1천명 지원 13%, 2002년 이후

입학 시험 고득점자도 두배 이상 수준 향상

팬데믹 장기화, 취업 시장 침체 등도 한 몫

미국서 로스쿨 지원률이 폭증하고 있다. 최근 미 로스쿨 협의회의 조사 결과 올 가을 지원자 비율이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닷컴 버블(dot-com bubble)이 벌어진 2002년 이후 거의 20년만에 가장 큰 오름세다.

이번 가을 학기에 미국변호사협회 공인 로스쿨에 원서를 낸 지원자는 총 7만10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2964명에 비해 거의 1만명이 늘어났다.

이는 지원자가 10만601명이었던 지난 2004년의 최고치보다 낮지만, 지난 10년 사이에선 가장 많은 수치다.

지원자들의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LSAT(법과대학원 입학시험) 중 가장 높은 점수에 해당하는 175~180점을 받은 지원자는 지난해 732명에서 올해 148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로스쿨 입학 절차를 지원하는 스파이비 컨설팅의 마이크 스파이비는 "대다수의 로스쿨들이 예상치 못한 고득점 지원자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존에 계획한 것보다 1L(1년차) 학급을 보강하여 다음 학년도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L 수강 신청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오는 가을 학기 수강 경쟁은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로스쿨 입학 협의회는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펜데믹 기간동안 입학 시험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올해 지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침체되면서 로스쿨 지원에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로스쿨과 대학원 프로그램은 과거에도 경제가 어려울 때 더욱 인기를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로스쿨 지원자는 지난 2002년 닷컴 버블 당시 18% 증가했고 2009년 대공황 기간에도 4% 오름세를 보였다.

이와함께 로스쿨 입학 협의회 수잔 크린스키 부대표는 경제 상황과 별개로 최근 미국 내에서 일어나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인종차별 사망 등 수많은 사건 사고가 로스쿨 진학률 상승에 한 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크린스키 부대표는 또 "선거 시즌에 로스쿨 지원자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